일진파워, 저금리 기조 속 매력적인 투자 대안

[리포트 3줄 요약]
- 높은 업계 진입 장벽과 긍정적 업황
- ENG 사업 부문의 가시적 성장
- 높은 배당성향과 경쟁사 대비 매력적 배당수익률

■ 전력 에너지 분야에서 눈에 띄는 민간 기업

일진파워는 1990년 3월 발전소의 밸브류 가공 및 수리를 주 업종으로 하여 설립, 2002년 한국남부발전의 하동화력발전소의 경상정비공사 수주를 계기로 사세를 확장, 2007년 11월 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일진파워는 플랜트 사업 분야를 14년도에 물적분할하여 ‘일진에너지’라는 사명의 자회사를 설립하였고 해당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일진파워는 경상정비와 ENG(엔지니어링) 사업을 한다. 발전소 및 석유화학, 정유, 제철 등의 기업들에게 경상정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발전소의 경우 국내 전력을 생산하는 모든 발전소가 일진파워의 고객이다. 하등화력발전소, 일산복합화력발전소 등 9개 발전소에 총 500명 가량의 인력을 상주시켜 경상정비를 수행하고 있다. 경상정비 사업은 수요가 안정적이고 경기민감도가 낮은 특징이 있다.

일진에너지는 플랜트 사업을 한다. 석유화학, 정유, 제철, 제련 분야를 가장 큰 수요처로 확보하고 있으며, 고객사에게 플랜트의 설계 등 기초단계에서부터 제작 및 설치 보수까지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고객사인 경우 직접 수주를 받지만, 대규모 플랜트 설비 또는 해외 고객 대상 수주는 OEM 방식으로 국내외 엔지니어링 기업을 통해 매출을 인식한다. 경상정비 사업과 달리 플랜트 사업은 전방사의 장기적 설비 시공 계획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일진파워의 20년 상반기 기준 경상정비 사업 매출액은 431억원(매출비중 50%), 플랜트 및 화공기기 사업(일진에너지)은 350억원(41%)이다. ENG 사업은 80억(9%)의 매출을 올렸다.


■ 경상정비, 민영화 수혜.. 진입장벽 높아 과점형성

경상정비 사업은 전력 공급이라는 국가기간 산업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공기업 한전KPS에서 독점 수행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95년부터 해당 분야의 민영화를 추진했고 한전KPS의 점유율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현재 기준 한전KPS의 점유율 74%, 민간 기업 26%) 경상정비란 현재 가동중인 공장 또는 발전소에 인력을 상주시키면서 점검 정비를 수행하는 업무를 의미한다.

민간 개방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으나 경상정비 과정에서 불량이 나면 대규모 참사로 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입찰요건이 매우 까다롭다. 이로 인해 진입장벽이 형성된다. 현재 경상정비 사업을 맡은 주요 민간 사업자는 금화피에스시, 일진파워, 수산인더스트리, 한국플랜트서비스, 원프랜트, 옵티멀에너지서비스 6개사다(한국발전정비협회).

■ 꾸준한 외형 성장과 안정적 재무상태

일진파워의 지난 3년간 매출액은 '17년 1407억원, '18년 1576억원, '19년 1828억원으로 연평균 13.98% 성장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7년 178억원, '18년 191억원, '19년 144억원으로 역성장했다. 역성장 요인은 주요 원재료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연구개발비 명목의 인건비가 18년도 48억에서 19년도 119억으로 147.92%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난해 부진했던 이익을 개선하고 있다. 상반기 매출액은 862억, 영업이익 78억, 순이익 61억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7% , 20% , 27% 성장했다.





일진파워의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특히 ENG와 플랜트, 화공기기 부문의 성장이 도드라진다. ENG 사업은 '18년 41억에서 '19년 138억으로 전년동기대비 236% 성장했으며, 플랜트 및 화공기기 사업은 '18년 580억에서 '19년 753억으로 29% 성장했다. 특히 가파른 상승을 보인 ENG 부문은 올해에도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상반기 ENG 부문 매출은 80억으로 전년동기 63억 대비 약 27% 증가했다.

ENG 부문의 성장은 더 이상의 국내 원전 신설이 없는 상황 속에서 이뤄낸 고무적인 성과로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서 원전 기자재의 수출을 적극 추진한 결과물이다. 현재 원자력 발전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해외 수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으며, 한수원은 원전 수주뿐만 아니라 기자재의 수출 계약도 활발히 맺고 있다.


일진파워의 재무상태는 유동비율 204.97%, 당좌비율 163.3%, 부채비율 49.19%, ROE 13.8%다.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며 10% 이상의 ROE를 내고 있다. 2분기 실적까지 인식된 일진파워의 PER는 6.3배로 민간 경쟁사인 금화피에스시(PER 5.1배)와 한전KPS(PER 7.7배)의 사이에 있다.


■ 꾸준한 성장이 기대되는 업황

# 경상정비 점유율 확대 전망

앞서 언급한 대로 경상정비 시장에서 한전KPS는 계속해서 점유율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특히, 발전 5사 (남동, 남부, 동서, 서부, 중부 발전공사)의 정비물량의 경우 점유율이 2004년 85.2%에서 올해 46.8%까지 감소했다. 발전 5사는 22년까지 민간 정비업체의 점유율을 64%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경상정비 시장에서 민간 사업자가 차지하는 부분이 커짐과 동시에 시장 자체의 꾸준한 성장도 기대되고 있다. 전력 수요는 해가 거듭될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에 보조를 맞춰 발전량 또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발전량을 가시적으로 개선할 수 없어 전력공급부족 사태가 빈번히 발생하는 것이 실상이다.

시장 자체의 크기가 커짐과 동시에 그 안에서 민간 사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업계 특성상 신규 플레이어의 유입은 거의 불가하다. 민간 사업자 중 점유율 2위이고 자본금 규모 대비 상용 근로자의 수 또한 우위에 있는 일진파워의 꾸준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 한국형 원전 해외 시장에서 부각

지난해 OECD가 발표한 탈탄소 시나리오에 따르면 2040년까지 원자력 발전용량은 601Gwe(Giga Watt electric)로 증가할 전망이다. 작년 기준 글로벌 원자력 발전용량 392Gwe임과 보통 원전 한기당 발전용량이 1Gwe임을 고려하면 탈탄소를 위해선 대략 20년 사이에 원전이 208기 더 설치돼야 한다는 결론을 지을 수 있다. 국내의 탈원전 기조와는 별개로 해외 원자력 발전 수요는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원전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수출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원전 기술의 경쟁력은 2009년 UAE 바카라원전 1호기 수주를 계기로 입증되었으며 준공은 물론 올해 2월 17일 운영허가를 취득하며 성과를 보였다. 국내 기업이 UAE에 수출한 원전은 한국형 원전이라고도 불리는 APR1400으로서 독자 기술로 제작됐다.

APR1400은 UAE 수주를 두고 경쟁을 했던 프랑스의 EPR이 한기에 한화로 약 16조원인데 반해 한 기당 5조원 수준으로 경제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일본과 프랑스가 실패한 미국설계인증을 작년 8월 받아내며 안정성까지 증명했다.

일진파워가 제작한 열수력 종합실험장치(ATLAS)는 신형경수로(APR1400) 및 한국표준형원전(OPR1000)의 원자로계통, 안전계통 및 기타 주 요계통을 상세하게 축소시킨 대형 열수력 안전연구 시설로서 쉽게 설명해, APR1400의 설치 이전 모의 실험을 수행할 때 사용되는 장치이다.

이를 바탕으로 APR1400의 수출이 가능했으며 해당 기술이 적용된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3,4호기 제작에도 일진파워의 ATLAS가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형 원전이 해외 시장에서 부각을 나타내는 만큼 일진파워의 수혜가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한수원은 원전 자체의 수출 외에 원전 기자재의 수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일진파워가 강점을 갖고 있는 삼중수소 저장장치 등의 분야에서 한수원을 통한 해외 수출 증대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실제로 동유럽을 중심으로 신규 원전 기자재 계약 체결 소식이 빈번하게 들려오고 있으며, 루마니아의 경우 삼중수소 처리장치 수주를 앞두고 있다.)

■ 경쟁사 대비 우수한 자본금 규모 대비 상용 근로자 수

경상정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르는 주요 요소는 ‘자본금 규모 대비 고용하고 있는 상용근로자의 수’이다. 사업의 특성상 각 발전소에 근로자를 상주시켜야 하고, 상용근로자의 수가 곧 CAPA로 직결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전KPS는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기간제 근로자를 제외하면 전력설비 정비분야에 총 6249명을 고용하고 있다. 자본금 규모가 1조 528억원이다. 자본금 대비 상용근로자 수는 0.59명이다. 금화피에스시는 기술직 상용근로자 510명을 고용하고 있다. 자본금 규모가 2507억원임을 고려하면 자본금 대비 상용근로자 수는 0.2명이다. 일진파워는 경상정비 사업에 632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자본금 규모는 985억원으로 자본금 대비 상용근로자 수는 0.64명이다.

점유율 2위의 선두 민간 사업자인 금화피에스시에 비해 일진파워는 상용근로자 수의 절대 규모와 자본금 대비 상용근로자 수 모두 크게 앞서고 있다. 한전KPS에 비해서도 자본금 대비 상용근로자 수 비율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일진파워가 자본금의 집행을 효율적으로 하고 있으며 동시에 경쟁력 확보에 노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매력적인 배당정책.. 배당수익률 5% 대

일진파워는 꾸준히 주주친화적인 배당정책을 시행해왔다. 순익의 최소 20% 이상을 주주 몫의 배당금으로 책정해왔으며, 18년 이후 작년까지 2년 연속 배당수익률이 5%를 넘어섰다. 일진파워의 사업 포트폴리오 특성상 무리한 성장을 추구하기보단 완만한 매출 성장과 안정적 현금흐름 창출이 기대되며, 재무구조도 상당히 건전함을 고려해봤을 때 이와 같은 배당정책은 앞으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지난해 일진파워의 배당성향은 36%, 전일 종가기준 배당수익률은 5.3%다. 경쟁사인 금화피에스시의 배당성향은 28.2%, 배당수익률은 4.3%로 배당 메리트는 일진파워가 소폭 우위다 .


일진파워는 단기적인 시세 차익을 누리기에 좋은 종류의 기업은 아니지만, 높은 배당수익률과 실적 성장세의 완만한 유지가 기대되는 상황 속에서 장기적 관점의 시세차익과 배당 매력 모두 누리기 좋은 기업으로 판단된다. 뚜렷한 저금리 기조속 안정적 투자 수익을 누리고자 하는 위험회피적 성향의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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