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이 담보된 기업, 한독크린텍

[리포트 3줄 요약]
- 소모품 비즈니스 고유의 지속적인 교체 수요 확보
- 동남아시아 지역 성장에 동반한 예견된 성장
- 32년의 독보적 업력을 바탕으로 한 업계 지위는 경제적 해자

■ 정수기 압축 카본블록 필터 생산... 공기청정기용 에어필터 사업도

한독크린텍은 정수기 필터 및 필터 부품 제조,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2019년 9월 5일 코스닥에 상장됐다. 동사는 상장 이후 '19년도에는 주당 200원씩 배당을 지급했다. '20년도에는 배당금을 주당 300원으로 확대하였으며, '21년 3월 11일 기준으로 시가배당률은 약 1.2% 수준이다.

정수기 필터는 세디먼트 필터, 멤브레인 필터, 카본블록 필터로 구성된다. 이 중 카본블록 필터는 물 맛 개선 및 정수 기능의 핵심으로서 정수기의 종류에 무관하게 필수적으로 쓰이며, 동사는 카본블록 필터 제조 및 판매 전문업체이다.

카본블록 필터는 제조방식에 따라 다시 ‘입상 카본블록 필터’, ‘압출 카본블록 필터’, ‘압축 카본블록 필터’의 세 종류로 구분된다. 압출 카본블록 필터는 통수량이 크고 원재료인 활성탄의 소모량이 작다는 장점이 존재하나, 정수 시 필터 내 물길이 생겨 동일한 길로 물이 계속 이동하는 현상인 채널링 현상이 발생한다는 치명적 단점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채널링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압출이나 압축 카본블록 필터가 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한편, 압축 카본블록 필터는 바인더가 활성탄을 코팅하지 않아 오염제거 효율이 좋고 통수량이 뛰어나 압출 카본블록 필터 대비 정수능력이 우월하다.

압출 카본블록 필터는 압축 보다 가격이 싼 장점이 있어 기존 정수기 카본블록 필터 시장의 주류를 차지했으나, 점차 가처분 소득이 늘어남과 동시에 정수기 렌탈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의 표준이 되며 정수기의 대당 가격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지 않자 압축 카본블록 필터에 의해 대체되어 가고 있다.

동사는 카본블록 필터 중에서도 압축 카본블록 필터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1989년 국내 최초로 카본블록 필터 압축 기술을 도입해 32년의 업력을 갖춰 해당 분야에 노하우가 상당하다. 현재 동사의 매출 중 97% 가량이 정수기용 압축 카본블록 필터로부터 창출되고 있다.


나머지 3%는 동사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기대하고 있는 공기청정기용 에어필터 사업으로부터 비롯한다. 기존 공기청정기용 카본 필터는 주로 입상 활성탄을 충진하여 압출 방식으로 제작된 형태였다. 그러나 이는 입상 활성탄을 사용한 만큼 채널링 현상이 유발돼 오염물질의 제거 효율이 떨어지고 활성탄 미세 입자들이 유출되는 등의 문제를 낳고 있었다.

반면, 압축 성형 방식의 카본블록 필터는 채널링 현상이 발생하지 않고 높은 흡착성을 보이며 강도가 높아 장기적으로 기존의 압출 카본블록 필터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사는 정수기 압축 카본블록 필터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에어필터 시장에 침투 중이다.

■ 연평균 31% 매출 성장

동사의 지난 4개년간 매출액은 17년도 271억원, 18년도 396억원, 19년도 483억원, 20년도 610억원으로 연평균 31%의 높은 성장세를 보여왔다. 영업이익도 각각 21억원, 49억원, 60억원, 93억원으로 꾸준히 확대됐으며 연평균 성장률은 64%로 매출액 성장세를 뛰어넘었다.

이는 공정 자동화로 인한 수익성 개선과 가동률 증가에 따른 수율 개선과 영업레버리지 효과로 해석된다. 영업이익률은 17년도 7.9%에서 18년도 12.4%, 19년도 12.5%, 20년도 15.2%로 꾸준히 개선됐으며, 동사의 지난 실적 추이는 단순한 성장의 절대적 수치 뿐 만 아니라 단 한번도 역성장을 하지 않았으며 수익성 개선까지 이뤄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분기보고서 기준으로 동사의 재무상태는 유동비율 338%, 당좌비율 236%, 부채비율 24.5%로 상당히 건전하다. 현금흐름표를 확인했을 때 재무적 건전함은 더욱 도드라진다. 동사는 영업활동으로 51억원의 현금을 유입 시켰고, 투자활동으로는 11억을, 재무활동으로는 15억을 유출했다.



■ 동남아시아 위주의 해외 매출 신장 전망

현재 동사의 수출 비중은 15.9% 수준이며 주된 매출처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와 미국이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지역은 경제 성장에 따른 가처분 소득 증대 추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식수 공급 체계가 열악해 정수기 보급이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이미 코웨이, SK매직, 쿠쿠홈시스 등의 주요 국내 업체가 해당 시장에 진출해 렌탈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렌탈 비즈니스의 경우 대당 수백만원이 넘는 정수기를 부담 없는 가격에 공급할 수 있어 시장 확대에 적합하지만, 고객과 기업간의 신뢰와 일정 수준의 금융 인프라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기대와 동시에 우려가 많았던 이들 기업의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은 현재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 코웨이의 말레이시아 정수기 시장 점유율은 40%에 달하며, 19년도 기준 전체 정수기 수입액 중 61%를 한국 기업들이 차지했다. 말레이시아 지역은 업계 추산으로 여전히 2배 이상의 높은 성장 여력이 남아있다.


국내 정수기 업체들은 말레이시아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비슷한 이슬람 문화권에 중산층의 경제적 성장이 눈에 띄는 인도네시아 시장에도 활발히 진출 중이다. 인도네시아 정수기 시장은 23년까지 연평균 1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기업은 향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뿐 만 아니라 경제 성장이 기대되는 여타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공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동사는 내수시장에서 그렇듯이 국내 정수기 업체들이 해외에 공급하는 정수기에도 압축 카본블록 필터를 공급하고 있다. 해외 로컬 시장 개척을 위해 판로를 직접 뚫는 수고를 상당 부분 덜고 국내 업체들의 해외 진출 성공에 올라탈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국내 정수기 업체들 입장에서도 굳이 새로운 공급사를 찾기 보다 내수 시장에서 입증된 품질의 필터를 안정적으로 납품해온 동사와 지속적인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더군다나 정수기 필터의 경우 장기 수주 계약이 아닌 2주내의 단납기 형태로 납품되는데, 동사는 자동화 공정을 통해 단기 납품을 우수하게 이행해온 이력이 있다.

해외 진출로 현지에서 납품 받는 것이 아닌 이상 납기를 맞춘 필터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고품질 필터의 단기 납품이 가능한 동사의 매력도는 더욱 부각된다. 동사는 고객사의 해외 진출 성공 수혜를 큰 경쟁 없이 누릴 수 있으며, 고객사의 해외 진출 성공과 성장이 가시적인 상황이기에 향후 지속적인 매출 신장을 누릴 것이다.

■ 카본블록 필터의 소모품적 측면

부품업체들은 해당 부품의 성격에 따라 실적 뿐만 아니라 부여 받는 멀티플도 상이하다. 사실상 내용연수 내내 교체 수요가 존재하지 않는 반 영구적 부품을 공급하는 경우 매출이 일회적인 성격이 있어 고 PER를 부여 받기 어렵다.

반면, 소모품적 성격을 갖는 부품을 공급할 경우 지속적인 매출이 기대되며 이에 따라 부품이 납품되는 완제품의 보급 성장에 더욱 큰 레버리지를 누릴 수 있고 고 PER를 부여 받게 된다. 그리고 동사가 주력으로 하는 압축 카본블록 필터는 소모품의 일종이다.

종류와 케이스에 따라 편차가 존재하나 카본블록 필터는 평균적으로 정수기 하나의 내용연수 동안 적게는 5회 많게는 20회까지 교체 수요가 발생하며, 교체주기는 3개월에서 1년사이로 형성된다.

동사의 전방업체들이 렌탈 비즈니스를 통해 내수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정수기 침투를 가속화하는 전략을 취하는 만큼 소모품 납품 기업의 특성상 그 수혜를 동사는 크게 누릴 수 있다. 게다가 렌탈 계약기간이 끝나도 필터 교체 수요가 지속되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매력적이다.

■ 업계 지위를 바탕으로 한 경제적 해자

동사는 1989년 국내 최초로 압축 카본블록 필터 성형 기술을 도입해 국내 기준 제일 오래된 업력을 쌓아왔다. 동사는 업력에서 나오는 풍부한 노하우로 단납기와 수율 측면에서 경쟁업체 대비 우수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가격경쟁력과 여러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동사는 해당 분야에서 사업을 오래 영위한 결과 원재료부터 최종 생산 단계까지 대부분의 밸류체인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으며, 원재료 공급업체에게 선두 기업으로서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공동 개발을 수행해 비교적 경쟁력 있는 가격에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납품 받고 있다.

국내 기준으로 경쟁업체는 총 두 곳이고 그 중 하나는 자사 정수기에만 부분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나머지 한 기업은 해당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지 않아 동사의 이와 같은 업계 지위는 향후에도 훼손되기 어렵다.

동사는 지금의 업계 지위를 계속해서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이미 국내 기업의 모든 카본블록 필터 수요 중 50% 이상을 소화 가능한 생산 능력을 갖추고도 올 1분기내에 자동화 공정을 갖춘 라인이 추가 가동될 예정이며, 안정적 재무상태와 현금확보 능력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

이와 같은 업계 지위와 노력은 타 경쟁업체 혹은 신규 진입 업체가 쉽게 침해할 수 없는 경제적 해자로서 동사가 업계 성장의 수혜를 오롯이 누릴 수 있게 해준다.

■ 비즈니스의 성격에 비하면 저평가를 받는 중

현재 동사의 PER은 15.7배이다. 동사와 유사하게 소모품 비즈니스로 성장한 대표적 기업 클래시스가 PER 24.6배를 부여 받고 있음에 비하면 저평가를 받고 있다.

비록 클래시스는 장비 자체도 판매하며 소모품의 회전율이 카본블록 필터에 비해 높지만, 동사가 타겟으로 하는 마켓 자체가 클래시스의 미용시장 대비 식수라는 생활 필수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잠재 시장 크기가 더 크고 문화적 차이에 의한 제약 없이 침투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특히 클래시스의 경우 장비 자체는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수준에서 보급률을 높이고 이후 전용소모품을 통해 이익을 벌어들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사항들을 고려하면 동사가 클래시스 대비 저평가를 받고 있음은 합리적이지 않다.

동종 업계에 속하는 정수기 등 가전제품의 제조 및 렌탈 업체인 코웨이와 비교해보면 저평가를 받고 있음이 더욱 두드러진다. 코웨이는 카본블록 필터 매출이 동사 정수기에 납품되는 일부 물량을 제외하면 존재하지 않는다.

코웨이의 PER은 13.9배이다. 동사는 코웨이 등의 정수기 업체들이 시장을 확대하고 정수기 보급률을 늘릴수록 그 수혜를 온전히 누리며 전적으로 소모품 비즈니스를 영위함에도 동사가 소모품 매출이 일부분에 불과하고 더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여있는 코웨이와 비슷한 수준의 멀티플을 부여 받고 있음은 합리적이지 않다.

동사는 향후 높은 수준의 성장을 꾸준하게 보일 개연성이 상당한 상태임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래에 시장의 재평가를 통해 리레이팅 될 가능성이 높으며 결국 EPS와 PER 모두 상승하는 방향으로 주가가 크게 오를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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