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한솔제지, 제품별 비중 변화...무엇 때문?

국내 1위 종합 제지업체 한솔제지가 제품 비중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인쇄용지에 집중된 제품 구성을 산업용지로 전환하고 있다. IT기기의 발달로 인쇄용지 시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성을 보이고 있는 산업용지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일 공시된 시설투자도 같은 맥락이다.

전일 회사는 인쇄용지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장항공장의 설비 일부를 산업용지 생산이 가능하도록 개조하겠다고 밝혔다. 기간은 2014년 1월 1일부터 2015년 6월30일까지의 18개월간이며, 자기자본의 6.3%에 해당하는 500억원이 투입된다. 한솔제지는 수익성 강화가 목적이라고 밝혔고, 공사 기간에 대해서는 향후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전자책 등 IT기기의 보급이 활성화 됨에 따라 인쇄용지의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인쇄용지의 주력 시장인 교과서 및 참고서 부문에서도 IT기기로 대체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또한 인쇄용지 시장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개별 회사로는 2위권에 해당하는 한국제지가 '밀크(MILK)' 라는 신규 브랜드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며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제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점유율은 지난 2010년 18% 후반대에서 2012년 20%까지 높아졌다. 한솔제지(22.8%)와 격차를 좁히고 있다.

한솔제지의 제품 구성 변화는 3분기에도 나타났다. 지난 3분기 기준 인쇄용지와 산업용지, 특수지의 매출 비중은 42%, 37%, 21%를 기록했다. 인쇄용지는 지난해 말 53%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11%p 줄었다. 반면 산업용지, 특수지는 각각 5%p, 7%p 만큼 비중이 확대됐다.

회사는 지난해 장항공장에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특수용지인 감열지 생산능력을 갖췄고, 이와 관련해 지난 9월에는 유럽 자회사를 통해 덴마크 샤데스(Schades)를 인수해 유럽 시장의 판매 유통망을 확보했다. 샤데스는 지난 1874년 설립된 종이 제조 판매업체로 감열지에 특화돼 있다. 감열지는 각종 라벨, 티켓, 영수증 출력 등에 사용되는 특수용지로 열을 가하는 방식으로 재빨리 글자를 새길 수 있다.

지난 3분기 한솔제지의 매출액은 353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 줄었고, 영업이익은 253억원으로 1% 증가했다. 수익성 높은 제품 비중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지분법 반영 순이익은 168억원으로 61% 늘었다. 환율 하락에 따라 외환차익과 외화환산이익이 늘었고, 기타손익이 개선된 점이 주로 반영됐다.

최근 4분기 합산 실적을 반영한 한솔제지의 개장전 주가수익배수(PER)는 23.5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