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분석] 동서, 순이익 개선 비결은?

동서가 개선된 실적을 발표해 관심을 끈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서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지배지분 순이익이 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동서는 주력 자회사인 동서식품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어 연결기준 지배지분 순이익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개별기준 매출액은 1065억원으로 0.2% 늘었고,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동서식품의 지분법이익이 2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는 원재료인 원두 가격의 하락과 수익성 높은 원두커믹스 '카누'의 매출 비중 확대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에 따르면 지난해 초 파운드당 200~300센트 수준에 있던 커피 선물 가격은 올해 초 150센트 이하까지 하락했다. ICE에서 발표하는 커피 가격은 가공 제품이 아닌 원두 가격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커피 생산업체들의 원가율 추이를 파악할 때 유용하다. 5월 30일(현지 시각) 기준 커피 선물 가격은 125.85센트다.

1분기 실적을 반영할 경우 동서의 주가수익배수(PER)는 13.7배에서 13.4배로 내려간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8배 수준이 유지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1%에서 13.4%로 소폭 상승한다.



동서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성장했다. 2000년 1362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4215억원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지배지분 순이익은 245억원에서 1224억원으로 5배 가까이 불어났다. 자회사인 동서식품이 국내 커피믹스 시장을 독점하면서 커피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입은 덕분이다. 이는 지속적인 판매량 증대와 판매가 인상으로 이어졌다. 동서는 동서식품의 순이익을 지분법이익으로 잡는 동시에 포장재 및 원두 등을 동서식품으로 공급해 자재 매출을 올린다. 따라서 동서 실적은 동서식품과 동행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엔 경쟁사의 악재가 부각되고 있다. 커피믹스 경쟁사인 남양유업은 영업사원의 폭언과 제품 밀어내기, 압수수색 등의 이슈가 발생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이 제품 불매 운동에 나서면서 남양유업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실제 남양유업의 지난 5월 특정 마트에서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커피제품이 16%로 가장 많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남양유업 탓에 시장점유율이 90%에서 70% 후반대까지 추락했던 동서식품은 이 기회에 점유율 회복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