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유진테크, 배당금으로 사도 좋을까?

유진테크가 '배당금으로 사도 괜찮을 주식' 기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진테크는 전날 아이투자(www.itooza.com)가 선정한 '배당금으로 사도 괜찮을 주식' 상위 10선에 꼽혔다. 종목 선정 기준은 턴어라운드가 기대되고, 재무지표가 우량한 기업이다. 아이투자는 종목 선정을 위해 피오트로스키 점수와 주식MRI 점수를 활용했다. 피오트로스키 점수가 8점 이상이고, 주식MRI 점수가 상위권인 종목이 대상이다. 단, 배당금 규모에 따른 투자편의를 위해 주가가 10만원 이상인 종목은 제외됐다.

(바로가기: [리스트] 배당금은 좀 '스릴' 있게?...종목 10선)

유진테크는 피오트로스키 점수 9점 만점에 9점, 주식MRI 점수 25점 만점에 22점을 기록해 해당 요건을 충족했다. 지난해 실적을 반영한 이 회사의 주가수익배수(PER)는 7.9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3.2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0.5%다.



유진테크는 2000년에 설립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다. 반도체 공정은 크게 전(前)공정과 후(後)공정으로 나뉘는데, 전공정은 반도체 칩을 제작하는 단계이고 후공정은 이를 포장하고 검사하는 단계다. 유진테크는 이 중에서 전공정에 쓰이는 장비를 만든다. 주 고객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이들이 반도체 관련 투자를 확대하면 유진테크의 실적도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

유진테크의 주력 제품은 저압 화학기상증착(LP-CVD) 장비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산화막, 절연막, 전도성막 등을 증착한다. 이 과정을 통해 형성된 얇은 막은 보호막 역할을 한다. 화학기상증착장비는 크게 배치식과 매엽식으로 나뉜다. 이 중 배치식 장비는 고온에서 장시간 공정을 수행해야 하고, 미세먼지가 발생해 수율이 낮다는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유진테크의 매엽식 정바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반도체 미세화, 박막화에 적합하다.



실제 유진테크는 최근 전방업체들의 미세공정 전환 투자로 수혜를 입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은 IT기기의 고사양화, 소형화에 발맞춰 미세화 공정에 주력하고 있다. 공정이 미세화되면 반도체 성능이 개선되고 생산성 향상 및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반도체 전체 공정에서 40나노 이하의 공정 비중이 27.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나노 공정은 반도체 회로 폭을 100nm(나노미터) 이하로 생산하는 반도체 공정을 뜻하는 것으로, 수치가 낮아질수록 미세화 정도가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IC인사이츠는 '40나노 이하', '40~60나노', '60~80나노', '80나노~0.2마이크론', '0.2마이크론~0.4마이크론', '0.4마이크론 이상' 등 총 6가지 범위로 분류해 조사했으며, 40나노 이하 비중이 가장 높았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미세화 공정의 선두주자로 대부분의 반도체를 30나노 이하로 생산한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유진테크는 지난해 개선된 실적을 냈다. 매출액은 1683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536억원으로 41% 늘었다. 순이익(자회사 손익 반영)은 96% 증가한 50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하반기 실적만 놓고보면 2011년 같은 기간보다 부진했다. 고객사들이 보수적인 투자 집행으로 장비 발주를 줄이는 탓에 하반기(3분기, 4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다.

이러한 발주 부진은 올 1분기에도 지속돼 유진테크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 전문업체 와이즈에프엔(WiseFn)에 따르면, 증권가는 최근 3개월 간 유진테크의 1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218억원, 영업이익 48억원을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 73%씩 감소한 규모다. 그럼에도 증권업계는 올 하반기엔 전방업체들의 대규모 미세공정 투자에 힘입어 장비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KB투자증권은 지난 4일 유진테크 지분을 1.82%P 축소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보유 지분율은 종전 11.05%에서 9.23%로 하락했다. 처분단가는 1만4000원에서 1만9700원 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