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외인, 'Bye Korea'? 그래도 살 종목은 'Buy'

올해 연초 이후 외국인 투자자(이하 '외인')가 코스피 시장에서 4조352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전일 코스피 지수는 1920.4로 거래를 마쳐 연초 대비 5% 하락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지수가 11% 상승해 사상 최고 수준에 거래되는 것과 대비를 이룬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외인이 꾸준히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종목들이 있다.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가 맞물려 국내 수출 기업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데다, 대북 리스크마저 부각되고 있는 지금. 외인들은 과연 어떤 종목들을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담았을까.

16일 아이투자가 지난 6개월 기준으로 외인이 지분 3% 이상을 순매수한 종목을 집계한 결과, 동양시멘트, GS홈쇼핑, 세코닉스, 코스맥스, 하이록코리아, 세중, 호텔신라 켐트로닉스, 윈스테크넷, LG패션 등 27개 종목이 조건을 만족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구조적인 시장 확대와 기업 내부 역량을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인 '성장주'가 쇼핑 리스트에 대거 포함된 점이다. 거시 경제상의 각종 악재에도 결국 펀더멘탈이 강한 기업에 대해서는 매수세가 몰린다는 것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우선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대약진'한 데 힘입어 동반 성장 중인 협력사가 외인 쇼핑 리스트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해당하는 종목은 덕산하이메탈, 세코닉스, 켐트로닉스, 아모텍, 지디, 서원인텍, 대덕GDS, 자화전자, 이엠텍 9개로 전체 27개 종목 중 33%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덕산하이메탈과 세코닉스에 대한 6개월 누적 순매수량은 각각 8.2%와 7.6%에 달했다. 

또한, 중국의 소비 활성화 정책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호텔신라, 코스맥스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호텔신라의 경우 6개월 누적 순매수량이 16.6%로 전체 27개 종목 중 가장 많았다.

글로벌 보안업체들이 바이오인식 시스템을 도입함에 따라 기대를 받고 있는 슈프리마, 데이터 통신량 증가에 따른 보안 수요 증가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윈스테크넷에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앞서 언급된 성장주에 비해 느리지만, 꾸준함이 돋보이는 '스노우볼형' 기업에 대한 구애도 눈길을 끌었다. GS홈쇼핑, 스카이라이프, 경남에너지, 케이티스, 한국쉘석유, 하이록코리아가 이에 해당한다. 해당 종목들은 대부분 높은 소비자 독점력(프랜차이즈 밸류)을 보유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며, 양호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꾸준히 배당을 하는 특징을 보였다. ROE 15% 이상을 유지한다는 것은 이익을 꾸준히 창출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ROE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자본이 늘어난 만큼 이익이 늘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의 거장 워렌 버핏은 매년 15% 이상의 ROE를 유지하는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이밖에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조선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삼영엠텍에 대해 적극적인 매수세가 펼쳐진 것도 관심을 끌었다. 지난 6개월간 외인은 삼영엠텍 지분 7.8%를 순매수했다. 이는 삼영엠텍이 조선업 불황에 대응해 구조재 구조물과 플랜트 기자재로 사업을 다각화한 것에 주목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6개월 기준으로 외인과 기관이 모두 지분 3% 이상씩을 순매수한 종목은 윈스테크넷, 삼영엠텍, 슈프리마, 세코닉스, 아모텍, 예스24, 코스맥스, 자화전자, 이엠텍이다. 윈스테크넷의 경우 기관이 10.3%를, 외인이 12.6%를 각각 사들여 순매수량 합계가 무려 23%에 달했다.  

아래 표는 외인이 최근 1개월 기준으로 지분 1% 이상, 6개월 기준으로 지분 3% 이상을 순매수한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인 기업을 정리한 것이다. 최근 6개월간 누적 순매수량이 많은 순으로 나열했다.  



▷ 주식MRI를 통해 본 투자매력도는?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각 종목의 투자매력도는 어떨까. 아이투자에서 개발한 주식MRI 분석에 따르면 덕산하이메탈이 종합점수 25점 만점에 22점을 기록해 전체 27개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GS홈쇼핑, 아트라스BX, 자화전자, 호텔신라가 뒤를 이었다.



주가수익배수(PER)가 가장 낮게 거래되고 있는 것은 6.7배를 기록한 아트라스BX다. 다음으로 경남에너지, 태경산업, 세중, 케이티스 순으로 PER이 낮았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가장 높은 것은 35.3%를 기록한 한국쉘석유다. 다음으로 이엠텍, 지디, 코스맥스, 윈스테크넷 순으로 ROE가 높았다. 전체 27개 종목 중 18개의 ROE가 15%를 넘었다.

* 주식MRI 분석은 아이투자가 자체 개발한 종목 분석 솔루션이다. 수익 성장성, 재무 안전성, 현금 창출력, 사업 독점력, 밸류에이션 5개 항목을 각각 5점 만점, 총점 25점 만점으로 평가해 기업의 투자매력도를 분석한다. 점수가 높을 수록 매력적이며, 항목당 3점 이상이면 평균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