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브렛 스탠리의 '스카이라이프'

브렛 스탠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내재가치 개념을 바탕으로 AIM 베이직 밸류 펀드를 운용했다. 스탠리는 2~3년의 보유기간 동안 50%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주식을 매입했다. 그리고 주가가 내재가치를 넘어서거나, 리스크가 기대수익률 대비 커지면 주식을 매도했다.

스탠리는 인기 있는 투자 스타일을 쫓아다니는 것을 최악의 투자라고 말했다. 그는 가치투자가 현재 인기가 없는 스타일이더라도 좋은 패를 손에 쥐고 있기에 결국 성공하리라 믿었다.

브렛 스탠리의 '스카이라이프'

브렛 스탠리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를 넘고, 주가수익배수(PER)가 20배 미만인 회사를 선호했다. 또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플러스(+)이면서 순이익보다 큰 회사를 좋아했다.

스카이라이프는 브렛 스탠리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지난해 연간 실적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7%로 10%를 넘고, 주가수익배수(PER)는 13.5배로 기준인 20배보다 낮다. 또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278억원으로 순이익(연결 지배) 550억원보다 많다. ROE와 PER은 연결 지배지분 순이익과 자본총계로 계산했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2000년 설립된 위성방송 사업자다. 최대주주는 KT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지분 49.9%를 보유하고 있다. 위성방송이란 지상에서 전송한 방송신호를 정지궤도의 위성을 이용해 지상의 수신안테나로 재전송하는 방송 형태다.

지난해 스카이라이프의 매출액은 6228억원으로 전년 대비 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3% 감소해 778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연결 지배)은 25% 줄어든 550억원이다. 이는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던 OTS(올레TV스카이라이프)의 월별 순증가입자 수가 2013년 3~4만명에서 지난해 1만명대로 감소한 탓으로 풀이된다. OTS는 KT의 IPTV와 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을 결합한 상품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돼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합산규제는 특수관계자의 점유율까지 포함해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3분의 1이상(33% 이상)을 점유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 동안 KT는 OTS를 통해 점유율 규제를 피해 왔다. 하지만 지난 2월 22일 점유율 합산규제 법안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통과해 상황이 달라졌다. 이 규제가 국회를 통과하면 3개월 안에 효력이 발생해 KT IPTV와 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 점유율은 33% 이상을 넘길 수 없게 된다. 해당 규제는 발효 시점으로부터 3년 후에 소멸되는 일몰 규정이다.

합산규제의 통과가 유력시 되자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지나친 부정론을 경계하는 의견이 나와 눈길을 끈다.

지난 17일 하나대투증권 황승택 연구원은 "합산규제가 6월 발효된다고 가정하면 일몰시점인 2018년까지 적극적인 가입자 확보가 지속된다고 하더라도 점유율 상한선(33%)를 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황 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 KT그룹의 합산 점유율이 28.6%인데, 향후 시장 성장률과 KT 가입자 성장률이 각각 20%와 10%씩 둔화된다고 가정할 경우 일몰시점인 2018년 말에 합산 점유율이 33.1%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가입자 유치 경쟁 완화로 비용 절감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4분기 스카이라이프의 판매수수료는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해 2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단통법 시행에 따른 무선통신 보조금 축소가 통신 3사의 유선보조금 증가로 이어진 탓이다. 합산규제로 가입자 유치 경쟁이 완화된다면 유선시장도 가입자 유치 비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홈쇼핑수수료의 증가 여부도 지켜볼 부분이다. 지난해 4분기 스카이라이프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 늘며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OTS 가입자 감소로 인해 서비스 매출액이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홈쇼핑송출 수수료 증가로 실적이 개선됐다. 올해 제7홈쇼핑 개국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경쟁 심화로 수수료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