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월리스 와이츠의 '유진테크'

워렌 버핏과 친구 사이인 월리스 와이츠는 가치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와이츠 밸류 펀드'를 운용했다. 와이츠는 버핏과 투자 성향에서도 많은 공통점을 보였다. 와이츠는 시장가치에 비해 크게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고 포트폴리오를 집중시켜 보유했다. 그는 부채를 청산하고 난 후 경영진이 사용할 수 있는 돈의 총액에 초점을 맞췄다.

와이츠는 회사가 제품 가격에 대해 통제력이 있기를 원했다. 또한, 케이블 TV와 같은 지역독점 회사를 선호했다. 그는 자신의 최대 투자 실수는 경영진을 너무 믿거나 이해해 준 것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월리스 와이츠의 종목 선정 기준은 엄격하다. 순이익이 영업현금으로 잘 회수돼야 하고 3년간 꾸준히 이익이 성장해야 한다. 또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평균 이상인 회사에 보수적으로 투자한다.

와이츠의 선택 '유진테크'

와이츠는 최근 3년간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5%~30%이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2% 이상인 기업을 선호한다. 또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순이익보다 커야 한다.

유진테크는 와이츠의 투자 요건을 만족하는 기업 중 하나다. 최근 3년간 EPS성장률은 11%를, 올해 2분기 연환산(최근 4개분기 합산) 기준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6.2%를 각각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연환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12억원으로 순이익 286억원보다 많다.

▷ 반도체 전(前)공정장비인 LP-CVD(저압화학기상증착) 제조기업

유진테크는 저압 화학기상증착(LP-CVD) 장비를 주력으로 만든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산화막, 절연막, 전도성막 등을 증착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 장비는 고온에서 장시간 공정을 수행해야 하고, 미세먼지가 발생해 수율이 낮은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유진테크 정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반도체 미세화, 박막화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미세화 공정 투자를 확대하면 실적에 긍정적이다.



반도체 설비투자가 일단락되면서 2012년 상반기 이후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일감이 줄었다. 이에 따라 유진테크 실적도 부진했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 SK하이닉스가 미세공정 투자를 확대하면서 유진테크의 실적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16㎚(나노미터)의 낸드플래시 양산을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했다. 이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유진테크의 실적은 다시 개선됐다. 다만 2분기 실적은 크게 줄었다. 이는 유진테크 장비 채용이 낮고, 글로벌 장비업체와 경쟁이 격화된 영향이다.



하지만 3분기부턴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16㎚ 전환을 본격화했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25일 유진테크는 삼성전자에 47억원 규모의 장비를 납품했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 공장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시스템 LSI 투자 등을 시작하면서 유진테크 장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전일(10일) 유진테크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관하는 전자정보디바이스산업 원천기술개발사업(반도체공정장비) 과제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공시했다. 450mm 저압 화학 기상 증착 장비 및 공정개발하는 과제로, 총수행기간은 2017년 9월 30일까지며, 예상투자금액은 28억1280만원이다.

같은 날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 컴퍼니(FIDELITY MANAGEMENT & RESEARCH COMPANY, 이하 피델리티)는 보유 지분을 1.20%P 확대했다고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