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제임스 깁슨의 '휠라코리아'

"잘 아는 기업에 집중투자 하라"

클리퍼 펀드의 매니저 제임스 깁슨은 집중투자의 대가로 불린다. 그는 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가치 대비 3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는 기업을 찾은 뒤 집중투자한다. 깁슨의 포트폴리오는 자산의 절반 이상이 상위 10개 종목에 집중돼있다.

깁슨은 집중투자시 가장 중요한 것을 기업에 대한 이해로 꼽는다. 그는 투자하려는 기업이 어떤 일을 하고, 전망은 어떤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깁슨은 단순한 사업구조를 가진 회사가 이해하기 쉽다고 말한다.

깁슨은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가져야 할 미덕이 인내라고 생각한다. 빨리 부유해지려는 생각이 오히려 손해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깁슨은 보유 주식의 주가가 내재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디린다. 그리고 매입할 만한 주식이 보이지 않으면 포트폴리오의 3분의 1을 현금으로 보유하기도 한다.

제임스 깁슨의 선택 '휠라코리아'

깁슨은 시가총액이 2000억원 이상인 회사 중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 이상이고, 영업이익률이 10%를 웃도는 기업을 선호한다. 또한, 주가수익배수(PER)가 시장 평균 이하인 경우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본다. 재무건전성 확인을 위해 부채비율이 150% 미만인 기업을 고른다.

휠라코리아는 이러한 깁슨의 투자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 중 하나다. 3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868억원이며, 2분기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연결 실적 기준 영업이익률은 14.7%로 기준인 10%를 넘어선다. 또한 ROE는 17.4%로 15%를 상회한다.

주가수익배수(PER)는 11.5배로 아이투자(www.itooza.com)가 산정한 국내 증시 평균 PER 16.3배보다 낮다. 아이투자는 국내 상장기업 전체 시가총액 합계에서 순이익 합계를 나누는 방식으로 PER을 산정한다. 마지막으로 부채비율은 54%로 150%보다 낮아 재무 건전성 기준을 통과했다.

▷ 전세계 휠라 판권 보유 회사

휠라코리아는 글로벌 스포츠브랜드 회사인 이탈리아 휠라를 국내 법인이 역인수해 탄생한 회사다. 지난 1991년 설립돼 이듬해인 1992년부터 휠라(FILA) 브랜드로 국내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던 휠라코리아는 지난 2007년 그룹 지주사인 GLBH홀딩스를 인수하며, 전세계 휠라 브랜드 판권을 갖게됐다. 상장은 지난 2010년 이뤄졌고, 최대주주는 윤윤수 대표이사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지분 13.96%를 보유하고 있다. 스포츠의류가 주력 품목이다.

휠라코리아의 종속기업 GLBH홀딩스(지분율 100%)는 휠라 룩셈브르크(Fila Luxembourg S.a.r.l.)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휠라 룩셈브르크는 홍콩, 미국, 브라질, 네덜란드 등에 위치한 휠라 법인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로 휠라코리아는 전세계 휠라 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 자회사들의 실적도 연결로 반영된다. 또 지난 2011년엔 골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를 보유한 알렉산드리아 홀딩스(Alexandria Holdings Corp. 지분율 47.70%) 지분을 인수해 관계기업으로 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실적은 지난해 대비 개선됐다. 휠라코리아의 상반기 누적 연결 매출액은 39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4% 늘었고, 영업이익은 582억원으로 13.7% 증가했다. 다만 관계기업의 실적 부진이 반영돼 지배지분 순이익은 495억원으로 4.2% 감소했다. 최근 4분기 합산 실적을 반영한 휠라코리아의 주가수익배수(PER)는 11.5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01배다.

KB자산운용, 국민연금공단 등의 기관투자자는 휠라코리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공시 기준 지분율은 한국투자신탁운용(4월 9일) 5.65%, 국민연금공단(7월 3일) 11.24%, KB자산운용(7월 3일) 9.35%,  템플턴자산운용회사(7월 25일) 14.21%,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8월 25일) 5.02% 등이다. 이를 모두 합한 지분율은 45.47%로 거의 발행주식총수의 절반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