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고영, 외인 지분 확대...왜?

외국인이 검사장비 전문업체 고영의 지분을 꾸준히 늘려 관심을 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들어 고영 지분율을 높이고 있다. 연초(1월 2일 기준) 17.8%였던 지분율은 꾸준히 올라 지난 3일 20%를 돌파했다. 전날엔 21.7%로 더 상승했다. 외국인이 고영 지분을 20% 이상 확보한 것은 201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주가도 올랐다. 전날 종가는 2만4000원으로 연초 대비 30% 상승했다.



고영은 지난해 수익성이 부진했다. 연결 영업이익이 16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주력 제품인 3D 인쇄검사기(SPI)의 단가 하락과 판관비 증가 등이 맞물린 결과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D SPI의 수출 판매단가는 8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 내렸다. 내수 단가도 7000만원으로 7% 하락했다. 또한 판관비 부문에선 급여가 1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연구개발비가 73억원으로 14%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매출과 이익이 모두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 간 제시한 고영의 올해 예상 실적 평균치(연결기준)는 매출액 1334억원, 영업이익 248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19%, 48% 개선된 것이다. 3D SPI의 매출이 견조세를 유지한 가운데, 3D 실장부품검사기(AOI)가 성장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고영의 3D AOI 매출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0년 22억원에서 지난해 225억원으로 10배 넘게 늘었다. 매출 비중도 3%에서 22%로 높아졌다.



AOI는 인쇄회로기판(PCB)에 부품이 제대로 장착됐는 지 확인하는 장비다. 고영은 2009년 말 3D AOI를 개발하고, 2010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AOI의 성장이 가파른 것은 3D 기반으로 불량 검출력이 높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기존 2D 제품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이 직접 눈으로 하는 검사가 필요 없어 인건비 감소 효과도 있다.

SPI를 납품하고 있는 고객사 대부분이 AOI도 함께 이용하고 있어 시장 잠식이 더 쉽게 이뤄지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엔 국내 대형 IT업체를 신규 고객사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하위 업체들도 고영 제품을 채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6일 삼성증권은 신규 매출처 확보로 고영의 AOI 매출 비중이 올 1분기 4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실적을 반영한 고영의 주가수익배수(PER)는 23.2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3.29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4.2%다. 증권사들은 고영의 올해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한 216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반영한 PER은 14.9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