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태양, 대표이사 5년 만에 매수...왜?

부탄가스 제조사 태양의 내부자가 자사주를 매입해 관심을 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태양의 최대주주인 현창수 대표는 회사 주식 3만7929주를 장내매수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이 종전 15.84%에서 16.28%로 올랐다. 주식 취득단가는 8789원이다. 현 대표가 회사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인 것은 지난 2009년 1월 이후 5년 만이다.

태양 주가는 금일 들어 상승세다. 오전 10시 32분 현재 전일 대비 2.6% 오른 91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월 21일 경신한 52주 신고가 9440원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 부탄가스 1위 기업...수익성 개선 + 풍부한 현금 '눈길'

내부자는 태양의 높은 시장지배력과 안정적인 실적, 풍부한 현금성자산 등을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태양은 '썬연료' 브랜드로 유명한 부탄가스 제조사다. 분무용 살충제, 헤어용품인 스프레이 캔 등에 쓰이는 에어졸관도 생산한다. 제품별 매출 비중은 부탄가스 60%, 에어졸관 40%다. 태양은 국내 부탄가스 시장에서 점유율 70~80%,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60%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에어졸관 부문에서도 관계사인 승일(지분율 3.4%)과 함께 60% 가량의 점유율로 시장을 과점 중이다.

태양은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냈다. 매출액은 20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3억원으로 20% 늘었다. 연결 지배지분 순이익은 81억원으로 3% 증가했다. 경쟁 완화와 원재료 값 하락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국내 3위 부탄가스 제조사였던 닥터하우스(구 한국에어졸)는 지난해 성장성 부족을 이유로 부탄가스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로 인해 과잉공급에 시달리던 부탄가스 업체들의 업황이 개선됐다. 또한 주요 원재료인 석판과 가스 가격은 꾸준히 하락세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석판 평균 매입단가는 매당 2237원으로 전년 대비 10% 내렸다. 가스 가격은 킬로그램당 1125원으로 4% 하락했다.

태양은 현금성자산이 풍부한 기업 중 하나다. 회사의 지난 말 기준 순현금은 301억원으로, 현재 시가총액의 38% 규모다. 순현금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에서 총 차입금(장·단기차입금+사채+유동성장기부채)을 뺀 금액이다.

지난해 실적을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9.5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62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