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제품값 떨어지는데 주가는 '꿋꿋'...왜?

제품 가격 하락에도 주가는 꿈쩍 않는 종목들이 있다. 국내 원양어업 1위 업체인 동원산업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가 그 주인공이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 참치 가격은 급락했다. 국제 참치정보 제공 사이트인 에이튜나닷컴(atuna.com)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각) 통조림용 참치 가다랑어(Skipjack) 가격은 1225달러다. 지난해 5월 톤당 2350달러를 찍은 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D램 가격도 최근 하락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 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3월 6일(대만 현지 시각 오후 6시) 반도체 D램(DDR3 2Gb 256Mx8 1333MHz) 현물 평균 가격은 2.3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월 2.91달러까지 오른 후 조정을 받고 있다.

반면 참치 원양업으로 유명한 동원산업 주가는 최근 반등세다. 참치 가격 급락에 따라 작년 10월 52주 최고가(41만9000원) 대비 36% 하락했지만,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50분 현재 동원산업은 34만6000원으로 지난해 최저가 대비 30% 올랐다.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D램 가격 하락에 개의치 않은 모습이다. 현재 SK하이닉스 주가는 3만8500원으로 D램 가격이 최고치를 경신했던 1월 16일 대비 오히려 5% 올랐다. SK하이닉스는 52주 신고가까지 4.5%만을 남겨놓고 있다.



▷ 긍정적인 업황, 신사업 성과 '돋보여'

제품 가격 하락에도 주가가 선방하고 있는 배경에는 향후 긍정적인 업황과 신사업 성과가 자리하고 있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현재 참치 가격은 과도하게 하락한 수준이다. 단기적으로 참치 가격은 등락이 심하지만, 여전히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장기적으로 봤을 땐 상승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해 참치 가격은 하반기로 갈수록 반등해 평균 1800달러를 기록한다는 관측이다. 더불어 지난해 부진했던 어획량도 회복될 것으로 봤다. 특히 4월과 6월 신규 선박 2척이 도입돼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자회사 스타키스트(지분율 100%)의 성장도 긍정적으로 꼽았다. 동원산업은 지난 2008년 미국 참치가공업체인 스타키스트를 인수했다. 인수 당시 부진했던 스타키스트 실적은 2012년부터 턴하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2011년 6960억원에서 2012년 7996억원으로 늘었으며, 지난해 8013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50억원에서 2012년 29억원 흑자 전환하더니, 지난해 517억원으로 대폭 개선됐다. 동원산업에서 참치를 조달해 원가절감을 이뤘으며, 유통 구조 개선 및 브로커 수수료를 절감한 결과다.



이에 따라 스타키스트는 동원산업 연결 순이익에 크게 기여했다. 2012년까지만 하더라도 스타키스트 순이익은 동원산업 연결 순이익의 3%가량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61%로 확대됐다. 스타키스트는 순이익 개선과 더불어 부채비율도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향후 업황은 긍정적이다. 최근 급락한 D램 가격이 점차 안정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이엠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D램 가격이 하락하는 배경엔 중국의 춘절 이후 비수기 영향이 크다.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둔화로 모바일 D램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고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모바일 D램 공급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중저가 스마트폰 채용량 증가로 이를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저가 스마트폰 모델에 들어가는 D램이 1GB이상 제품으로 확대되고 있고 태블릿PC 시장도 성장하고 있어 전체적인 D램 수요는 꾸준할 것이란 평가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시스템반도체 투자에 나섰다. 지난달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시스템반도체 사업부를 포함한 미래기술 사업부를 신설하고,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출신 임원을 영입했다. 최근 CMOS이미지센서(CIS) 업체인 실리콘화일을 자회사로 편입키로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리콘화일을 시작으로 SK하이닉스는 다양한 업체를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 동원산업과 SK하이닉스, 현재 투자 매력도는?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동원산업과 SK하이닉스의 투자 매력도는 어떨까. 아이투자 개발한 주식MRI 분석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25점 만점에 14점을 취득해 상장사 상위 21%에 해당했다. 항목별로는 현금 창출력에서 5점 만점을 받았으며 재무 안전성도 4점으로 높은 편이다.

다만 수익 성장성과 밸류에이션 부문에선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어획량 감소와 참치 가격 하락에 따라 순이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순이익이 감소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올라 주가수익배수(PER)는 과거보다 높아졌다. 이에 따라 밸류에이션 부문에서 점수를 받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25점 만점에 19점을 취득해 상장사 상위 3%에 올랐다. 동원산업과 마찬가지로 재무 안전성과 현금 창출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사업 독점력과 밸류에이션 부문에서도 3점이상의 점수를 취득했다. 다만 수익 성장성이 2점으로 낮았는데 이는 지난 3년간 연평균 순이익 성장률이 3%로 낮은 까닭이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MRI 종합 점수는 수익성장성과 재무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 또한 종합점수가 높을수록 5각형 모양의 도형 내부가 가득찬 그물 형태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