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실적] 한미반도체, 실적 개선...비결은?

한미반도체가 개선된 잠정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소폭 상승세다. 30일 오전 10시 21분 현재 전일 대비 0.8% 오른 1만2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99억2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고 이날 장중에 공시했다. 매출액은 440억원으로 5% 늘었고, 순이익은 89억8200만원으로 21% 증가했다.

증권정보 전문업체 와이즈에프엔(WIsefn)에 따르면, 증권업계가 최근 3개월 간 추정한 한미반도체의 2분기 실적 평균치는 매출액 505억원, 영업이익 84억원이다. 그러나 이번 2분기 실적은 별도기준으로 발표됐고, 추정치는 연결기준이어서 비교가 어렵다. 또 한미반도체는 과거부터 개별기준 영업이익이 연결기준 영업이익보다 규모가 큰 모습을 보여왔다.

2분기 실적을 반영할 경우 한미반도체의 주가수익배수(PER)는 11.1배에서 10.5배로,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75배에서 1.67배로 낮아진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8%에서 15.9%로 소폭 상승한다. 지표 산정에 쓰인 순이익은 자회사 손익이 반영되지 않았다.



한미반도체의 실적 개선은 반도체 후공정 업체들의 설비투자로 장비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비메모리 파운드리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력 제품인  '소잉 앤 플레이스먼트'(S&P)의 매출 증대와 신제품인 '플립칩본더'(Flip Chip-Bonder)의 신규 매출 발생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향후 플립칩본더 부문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전세계 플립칩본더 시장은 올해 2억7000만 달러 수준으로 예상되고, 내년엔 3억4000만 달러로 26% 성장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내부에 장착
되는 칩셋들의 경박단소화, 고용량화, 적층 등이 가속화되면서 플립칩 패키징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플립칩본더는 반도체 원판(웨이퍼) 위에 입·출력(IㆍO) 단자를 만드는 범핑(bumping) 공정을 마친 플립칩을 절단·분리해 리드프레임(lead frame) 위에 접착하는 장비다. PC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 기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 사용된다.

한편, 순이익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엔화 환율의 약세 덕분이다. 한미반도체는 상당수의 부품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해 엔화 부채가 많다. 따라서 원/엔 환율이 내려야 유리하다. 지난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원/엔 환율 5% 하락 시 3억5000만원 가량의 영업외이익이 발생한다. 1년 전 1400원 중반대에 달했던 원/엔 환율은 현재 1130원 수준까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