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영원무역, '자전거'로 다시 달릴까?

국내 등산의류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영원무역이 다른 영역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2일 증권가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내일(3일) 스위스 자전거 회사 스캇코퍼레이션(이하 스캇) 지분을 취득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공시에서 회사는 459억8800만원을 투자해 스캇 지분 20%를 확보한다고 밝혔다. 스캇 신주를 현금인수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취득하게 되며, 투자금액은 자기자본의 6.8% 규모다. 영원무역은 올해 1분기 말 1861억원 상당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305억원의 단기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지분 매입에 대한 자금 부담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영원무역은 스캇 지분 인수로 한, 중, 일 시장에서의 스캇 자전거 및 의류 공동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영원무역의 모회사 영원무역홀딩스는 스캇노스코리아(아시아 지역 스캇 판매사) 지분 60%를 보유 중으로 한, 중, 일 시장에서 자전거 의류 및 자전거의 독점 판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지분 취득으로 스캇과의 사업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영원무역이 스캇 의류와 용품 생산을 전담하게 될 것으로 관측한다.



또한, 스캇에서 발생하는 지분법 수익도 기대할 만 하다. 지난해 순이익 187억원 기준 30억원 가량의(주식수 20% 증가 반영) 지분법 이익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스캇은 지난 1958년 설립된 회사로 스위스 프리버그에 본사를 두고 자전거, 스키, 모터스포츠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은 4031억원에서 5004억원으로 24% 증가했고, 순이익은 184억원에서 187억원으로 1.6%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스캇코퍼레이션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감안할 때 이번 인수가는 주가수익배수(PER) 12.2배를 지불한 것으로 싸게 매입했다는 의견이다. 경쟁사들의 평균 PER이 17.5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또한, 영원무역이 자전거 및 자전거 의류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평가했다.

▷ 아웃도어 OEM 생산 회사 

영원무역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주력의 의류 제조업체다. 영원무역홀딩스(구 '영원무역')가 2009년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인적분할 돼 신규 상장했다. 최대주주는 영원무역홀딩스로 지분 50.52%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노스페이스, 나이키, 파타고니아, 잭울프스킨 등 40여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아웃도어, 스포츠 의류, 신발 등을 생산한다.

OEM 업체의 핵심 경쟁력은 낮은 원가에 제품을 만들어 적시에 공급하는 것이다. 영원무역은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찍이 방글라데시, 중국, 베트남 등에 진출해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매출의 대부분을 글로벌 생산기지에서 제품을 생산해 직접 수요국으로 수출해 얻는다. 증권가에 따르면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은 90%를 넘는다. 최근에는 자체 상표 영원아웃도어를 출시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의 2분기 실적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WiseFn)에 따르면 증권사가 예상한 영원무역의 2분기 매출액(연결기준)은 33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699억원으로 4% 늘어난 수치다. 신규공장 가동에 따른 관련 비용이 반영돼 매출 대비 이익증가율이 낮았다. 



1분기 매출액은 16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증가했다. 그러나 원가율 상승과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은 216억원을 기록, 3% 감소했다. 설비증설에 따라 관련 비용이 주로 반영됐다. 이자수익 등이 늘어 지분법 반영 순이익은 155억원으로 4% 증가했다.

개장전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주가수익배수(PER)는 14.5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19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