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파인디지털, 고가 대비 30%↓...살까 말까?

파인디지털이 고가 대비 30% 이상 하락한 가운데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을 지 관심을 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파인디지털은 지난 4월 19일 5년래 최고가인 1만1400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후 약세로 전환, 4월 말엔 1만원 선을 내줬고, 이달 들어선 8000원 선까지 붕괴됐다. 전날 종가는 7610원으로 이는 최고가 대비 33% 하락한 수준이다.



파인디지털의 약세는 실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나타난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일반적으로 주가는 회사의 실적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어 실적 개선에도 주가가 하락하면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

파인디지털은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개선된 실적을 냈다. 1분기 매출액은 2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억1500만원으로 31% 늘었다. 이는 파인디지털의 주력 제품인 차랑용 블랙박스와 매립형 네비게이션의 매출 증대에 따른 것이다.

최근 블랙박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블랙박스가 차량 필수 아이템을 부각되는 가운데 상용차의 블랙박스 장착 의무화와 지방자치단체의 블랙박스 장착 지원, 보험료 할인혜택 등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국내 블랙박스 시장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파인디지털의 블랙박스 매출액은 2011년 5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60억원 대로 성장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1년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블랙박스 보급률은 지난해 10%를 소폭 상회했고, 올해는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파인디지털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은 2010년 10월에 출시한 매립형 네비게이션이다. 네비게이션은 시장 포화와 스마트 기기의 등장으로 수요가 둔화되고 있으나, 매립형 네비게이션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기존 거치형 네비게이션은 상단에 돌출돼 시야를 가리고 거추장스러운 단점이 있었으나, 매립형은 말 그대로 차량 내부에 매립돼 외관상 깔끔한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매립형 제품은 거치형 대비 단가가 비싸 수익성 개선에도 유리하다.

수출 확대도 기대 요인이다. 2011년 5억원 수준에 머물던 수출액은 지난해 17억원으로 불어났다. 올 1분기엔 3억원을 기록했다. 파인디지털의 수출액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7월부터 베트남을 필두로 동남아 지역에 내비게이션 및 블랙박스 수출을 시작한 덕분이다. 아직까진 수출 비중이 1~2% 수준에 그치고 있으나, 회사는 향후 수출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단, 경쟁 심화는 리스크다. 블랙박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자 최근 영세업체들도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시장 성장 초기 상위권 업체들의 제품이 주를 이뤘으나, 현재는 50개가 넘는 회사들의 다양한 제품이 난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이 심화되면 판매량 감소는 물론 단가 하락도 이뤄질 수 있다.

자회사의 손익 악화도 문제다. 자회사 손익을 반영한 지난 1분기 파인디지털의 순이익은 17억3900만원으로 2012년 같은 기간보다 34% 감소했다. 이는 종속회사인 맵퍼스, 위트콤이 적자전환하고, 파인서비스의 적자폭이 확대된 탓이다.

 

그러나 한양증권 김현석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올 2분기엔 자회사의 소폭 흑자가 예상된다"면서 "하반기엔 자회사들이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 네비게이션 지도 전문업체인 맵퍼스는 최근 해외 진출 및 위치기반서비스(LBS)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태다.

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1분기 실적 포함)을 반영한 파인디지털의 주가수익배수(PER)는 7.3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95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