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리뷰] 잘 가던 제지株, 실적은 '울상'

상승세를 이어오던 제지주가 1분기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제지주(골판지주 포함)는 올 들어 강세를 지속해왔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제지업체 12개 중 11개 업체 주가가 연초 대비 올랐고, 이 중 5개는 30%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3% 내렸다.

그러나 주가 상승과는 달리 1분기 실적은 대부분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12개 기업 중 대영포장과 페이퍼코리아 만이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나머진 모두 영업이익이 감소했거나 적자가 지속됐다. 영업이익 감소 폭이 큰 대림제지는 16일 하한가, 영풍제지는 6% 급락했다. 태림포장과 수출포장도 각각 3% 하락해 장을 마쳤다.



제지업체들의 영업이익 감소는 주요 원재료인 펄프 값이 상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핀란드옵션거래소(FOEX)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톤당 760달러 부근까지 떨어졌던 국제 펄프가격은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 3월 840달러 근처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원가율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현지 시각) 기준 펄프가격은 톤당 851달러다.

반면 골판지업체들은 제품가가 하락해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골판지업체의 제품 가격은 시차를 두고 고지(폐지) 가격에 연동된다. 즉 고지 가격이 하락하면 몇 개월 후에 골판지 제품 가격도 인하되는 구조다. 환경자원종합정보(info.keco.or.kr)에 따르면 지난해 초 Kg당 130원 부근에 있던 고지 가격(수도권 기준)은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9월 100원까지 내렸다. 4분기 감소 폭은 더욱 커 12월에는 68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골판지업체들의 제품 가격이 인하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 고지 값 하락분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올해 4월 고지 가격은 102원으로 반등했다.

제지와 골판지업체 중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대영포장으로 23% 늘었다. 회사 측은 제품가 인하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싸게 샀던 원재료가 투입돼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