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분석] 스틸플라워, 테마주 꼬리표를 떼다

[아이투자 이래학] 스틸플라워가 강관업체 중에서 '어닝서프라이즈'를 거뒀다. 1분기 매출액은 7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2억원을 거둬 무려 27배나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42억원으로 677% 늘어났다.

스틸플라워는 작년 하반기 부상한 대표적인 테마주로 한국·북한·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사업 기대감에 급등락한 바 있다. 테마주라는 꼬리표를 떼고 실적주로 변신한 스틸플라워의 매력은 무엇일까.



◆ 후육강관 생산업체···POSCO와 전략적 '제휴'

스틸플라워는 후육강관을 만드는 업체다. 후육강관이란 두께가 20mm~140mm인 특수강관으로 전 세계 강관산업의 5%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다. 주로 해양구조용, 송유관용, 열배관재용 파이프로 쓰인다.

후육강관산업은 다품종 소량생산의 특성을 지닌다. 전방업체인 해외 정유업체가 원유·가스 채굴의 공정효율을 높이기 위해 매년 5~10가지 이상의 신제품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후육강관업체는 이들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품개발과 다양한 가공기술을 갖춰야 한다.

또한 엑손모빌, 로얄 더치 쉘 등 글로벌 정유업체에 제품 납품을 위해선 미국석유협회 공인기술인증인 API를 획득해야한다. 후육강관산업에 신규업체들의 진입이 어려운 이유다.

후육강관의 원재료는 후판이다. 후판은 6mm 이상의 열연강판을 말하며 후육강관 원재료의 93%를 차지하는 핵심소재다. 후판의 수급과 가격변동은 후육강관업체의 실적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다. 스틸플라워는 후판의 67%를 POSCO에서 구입한다. 지난해 스틸플라워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POSCO로부터 10.96% 지분투자를 받았다. POSCO로부터 안정적인 원재료 조달뿐만 아니라 설비투자·제품개발 지원도 받고 있다.

◆ 유가상승으로 제품수요 증가···증설로 '맞대응'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가가 상승하자 대규모 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가 시행됐다. 이에 따라 해양구조물 수요가 급격히 증가해 후육강관은 공급부족 상태에 이르렀다.

스틸플라워는 증가하는 제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0년 4월 순천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지난해 4월 완공됐으며, 5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순천공장 완공으로 후육강관 생산능력은 연간 12만톤에서 20만톤으로 늘어났다.

순천공장은 기존 설비보다 성능이 좋은 '롤 벤더' 성형기가 도입돼 공정효율이 높다. 원재료 조달처인 광양제철소와 근접해 있어 물류비 절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증설효과에 힘입어 스틸플라워의 매출액과 이익률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공장가동률은 93%로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3월 말 수주잔고는 7만200톤으로 회사 측은 향후 6개월 안에 매출액에 반영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높은 차입금 비중, 원/달러 환율 상승은 '리스크'

스틸플라워의 재무구조는 점검이 필요하다. 올 3월 말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은 49%로 높다. 일반적으로 차입금 비중이 40%를 넘으면 재무구조가 위험하다고 판단한다. 한 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지불하고 남는지 알아보는 이자보상배율은 3배다. 이자보상배율은 5배를 넘어야 안전하다고 판단한다.



스틸플라워는 생산량의 93%를 수출하는 기업으로 환율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에 따라 은행과 통화선도계약을 통해 환율변동 위험을 제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출기업은 환율 하락 위험에 노출돼 있다. 판매대금을 외화로 받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하면 환손실을 입는다.

때문에 스틸플라워는 계약환율보다 만기 시점의 환율이 내리면 이익이 나고, 오르면 손실을 입는 구조로 통화선도계약을 체결했다. 즉 원/달러 환율이 계약환율보다 높게 형성되면 파생상품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실제로 스틸플라워는 올해 1분기 결산시점의 원/달러 환율이 계약환율보다 높아 15억9000만원의 파생상품평가 손실을 봤다. 향후 외환시장 충격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다면 스틸플라워의 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