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월리스 와이츠의 '신일제약'

워렌 버핏과 친구 사이인 월리스 와이츠는 가치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와이츠 밸류 펀드'를 운용했다. 와이츠는 버핏과 투자 성향에서 많은 공통점을 보였다. 그는 시장가치에 비해 크게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고 포트폴리오를 집중시켜 보유했다. 그는 부채를 청산하고 난 후 경영진이 사용할 수 있는 돈의 총액에 초점을 맞췄다.

와이츠는 회사가 제품 가격에 대해 통제력이 있기를 원했다. 케이블 TV와 같은 지역독점 회사를 선호했다. 그는 자신의 최대 투자 실수는 경영진을 너무 믿거나 이해해 준 것에서 비롯됐다고 밝힌 바 있다.

월리스 와이츠의 종목 선정 기준은 엄격하다. 순이익이 영업현금으로 잘 회수돼야 하고 이익이 꾸준히 성장해야 한다. 또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평균 이상인 회사에 보수적으로 투자한다.

▷ 와이츠의 선택 '신일제약'

와이츠는 최근 3년간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5%~30%이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2% 이상인 기업을 선호한다. 또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순이익보다 큰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일제약은 와이츠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국내 상장사 중 하나다. EPS는 지난 3년간 연평균 28% 성장해 지난해 3분기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기준 1190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아직 공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 연환산 실적 기준 ROE는 12.3%로 12%를 넘는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21억원으로 순이익(94억원)보다 많다.

신일제약은 1971년 설립된 제약사다. 170여종의 의약품(전문, 일반의약품)을 제조·판매하고, 60여 타 제약사의 제품을 수탁 생산하고 있다. 의약품 외에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의약외품(항균 마스크 등) 사업도 한다. 관련 사업의 매출 합계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10억7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7억2400만원) 증가했다. 다만 매출비중 합계가 3.3%로 아직 작은 편이다.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던 신일제약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소폭 낮아졌다. 지난 2011년 9.8%에서 상승세를 지속해 지난해 2분기 연환산 기준 26.4%로 뛰었다. 하지만 최근 분기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3분기 연환산 기준 24.4%로 전분기 대비 2%p 내렸다.



수익성 상승을 이끌었던 수탁생산 매출의 감소가 최근 수익성 저하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신일제약은 수탁생산 매출을 별도로 기록하지 않고, 기타 매출에 포함해 공시한다. 신일제약의 지난해 3분기와 3분기 누적 기타 매출액은 74억5400만원과 23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6%와 14% 감소했다. 2011년 이후 증가세를 지속해 3년간 46% 늘었지만, 지난해 감소로 돌아섰다.



최근 소폭 낮아졌지만, 지난해 3분기 연환산 영업이익률 24.4%는 여전히 10년래 최고 수준이다. 판매관리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수탁생산의 비중 확대 덕에 영업이익률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탁생산은 일반 제품보다 판매가가 낮지만, 별도의 판매 활동이 필요 없어 판매관리비가 적게 발생한다. 이에 따라 매출 확대시 수익성 개선 효과가 클 수 있다.

실제로 수탁생산 매출이 늘기 시작한 지난 2012년부터 판매관리비율이 빠르게 낮아지며 영업이익률 상승에 기여한 모습이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연환산 기준 신일제약의 판매관리비율은 25.2%로 2011년(39.1%) 대비 13.9%p 내리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4.4%로 2011년(9.8%) 대비 14.6%p 상승했다. 반면 이 기간 매출원가율은 51.1%에서 50.4%로 0.7%p 내리는 데 그쳤다. 판매관리비율 하락이 수익성 상승에 주된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신일제약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아직 공시하지 않은 가운데 기타 매출의 회복 여부를 주요 체크포인트로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일제약은 수익성 상승에 힘입어 늘어난 이익을 대부분 현금성자산으로 축적하고, 일부를 유형자산 투자와 배당 증액에 사용했다. 

지난해 3분기 말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총차입금)은 166억원이다. 유형자산 투자 영향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10억원 줄었지만, 영업이익 증가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1년(69억원)에 비해 98억원 증가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연환산 실적과 전일 종가 기준 신일제약의 주가수익배수(PER)는 11.7배다. 과거 5년 평균인 8.9배보다 높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44배, ROE는 12.2%다. 각각 5년 평균인 0.98배와 9.9%보다 높아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