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한국알콜, 외인 매수 전환..배경은?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한국알콜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4.1% 오른 6720원을 기록 중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한 달간(2.2 ~ 3.2) 이 회사 주식 8만6780여주(지분 0.4%)를 순매수했다. 올 들어 앞선 1개월간 1만9350여주(0.1%)를 내다 팔았지만, 최근 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매매 행보에 변화의 조짐을 보인 가운데 한국알콜의 최근 분기 호실적이 관심을 끈다.  

지난 2월 26일 잠정실적 공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4분기 연결 실적은 매출액이 4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늘고, 영업이익이 56% 증가한 38억1600만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87% 뛴 36억1700만원이다. 영업이익은 한 분기 만에 증가로 돌아섰고, 순이익은 지난 2014년 1분기 이후 8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비 증가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연간 연결 실적은 매출액(1908억원)과 영업이익(1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와 17% 늘고, 순이익(181억원)이 56% 증가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이 수익성 상승에 주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아세트산(Acetic Acid)와 에틸 알코올, 화공약품, 촉매 등 원유에서 추출되는 석유제품들은 한국알콜 매입비용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올 들어서도 한국알콜의 원재료 매입환경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누적(1.1~3.2) 기준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35.8달러를 기록했다. 전분기와 지난해 평균에 비해 각각 12%와 29% 내린 상태다.



순이익이 영업이익에 비해 증가 폭이 큰 데다, 증가세를 지속한 것은 관계회사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호실적 덕이다.

한국알콜은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엔에프테크놀로지를 관계기업으로 분류한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실적은 한국알콜 연결 손익계산서에서 영업외손익 계정인 지분법이익으로 반영된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지난해 4분기 연결 실적은 매출액이 8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늘고, 영업이익이 120% 급증한 106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84% 뛴 71억2800만원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5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지속했다.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 내 식각액 점유율이 높아진 덕이다. 지배회사인 한국알콜과 마찬가지로 유가 하락이 원가절감과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IT 제조공정에 사용하는 화학소재를 만든다. 국내 LCD용 시너 시장에서 80%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시너도 주요 고객인 SK하이닉스에 납품한다. 
 
최근 실적 성장의 동력이 된 반도체용 식각액은 ▲ SK하이닉스의 생산량 증가 ▲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SK하이닉스 내 점유율 상승이 맞물려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식각액 매출액은 7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뛰었다.



한국알콜은 소주 원재료인 주정(에탄올)을 기반으로 제품 다각화를 이룬 회사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비중은 주정 45%, 화학제품(에틸 아민 등) 41%, 컬러 페이스트(LCD 소재) 10%이다.

지난해 연간 실적 기준 한국알콜의 현재 주가수익배수(PER)는 8.1배다. 과거 5년 평균인 11.3배보다 낮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70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7%다. 각각 5년 평균인 0.58배와 5.5%보다 높아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