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한국단자, 기관 순매수..배경은?

대내외 악재에 국내 증시가 약세를 지속 중인 가운데 기관 투자자가 한국단자를 순매수 중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8일 오후 1시 18분 현재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2.1% 내린 9만9800원을 기록 중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8.7~9.7) 기관은 한국단자 주식 2만7200여주(지분 0.3%)를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3개월 누적(6.7~9.7) 순매수량은 14만500여주(1.4%)로 늘었다. 올 들어 앞선 5개월여간(1.1~6.6) 4만4500여주(0.4%)를 내다 팔았지만, 최근 순매수로 돌아섰다.



기관의 순매수 기조는 한국단자 주가가 올 들어 크게 뛴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국단자의 현재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종가 대비 51% 급등한 상태다. 같은 기간 3% 내린 코스피 지수와 15% 오른 코스닥 대비 큰 폭의 초과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최근 시장지수 하락에도, 한국단자의 주가는 조정을 받다가도 이내 회복하는 모습이다.



기관 '사자'와 한국단자의 주가 상승은 실적 성장세 지속이 주목받은 결과로 보인다. 이 회사 영업이익은 지난 2009년 이후 매년 증가세를 지속 중이다. 올해 2분기 연환산(최근 12개월 합산) 실적은 매출액 5815억원, 영업이익 643억원, 순이익(연결 지배지분) 624억원으로 모두 10년래 최대다.



이는 자동차 전장화로 자동차용 커넥터 판매가 증가한 덕으로 보인다. 한국단자의 자동차 부문 매출액은 지난 2009년 2052억원에서 5년여간 연평균 20% 증가해 올해 2분기 연환산 기준 5135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의 전자부품 탑재율이 높아지면서 커넥터 수요도 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자동차 전자부품 탑재 비율은 지난 2000년 22%에서 2010년 35%로 확대됐고, 2015년 40%, 2020년 50%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실제로 현대차 주력 차종의 전장부품 탑재 개수도 늘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쿠스 모델의 전장장치 탑재 개수는 2006년 24개에서 지난해 44개로, 소나타는 17개에서 26개, 아반떼는 11개에서 20개로 확대됐다. 고급 차종의 전장부품 탑재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듀얼클러치변속기와 하이브리드 등 전자기술을 바탕으로한 자동변속기의 연비개선 추세도 커넥터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커넥터는 자동차의 램프, 계기판, 오디오, 에어컨 등을 전력공급원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의 전장화 비중이 높아질수록 차량 내 탑재하는 커넥터의 수가 많아진다.

2009년 이전 한국단자는 해외 수출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기술협력 관계에 있는 일본 야자키사와의 계약 갱신으로 2009년부터 수출이 가능하게 됐다. 향후 한국단자가 해외 고객사 확보로 현대·기아차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분기 실적을 반영한 한국단자의 현재 주가수익배수(PER)는 16.6배이다. 과거 5년 평균인 9배보다 높다. 현재 주가순자산배수(PBR)와 최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1.95배와 11.7%이다. 각각 5년 평균인 0.90배와 9.8%보다 높아진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