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제임스 깁슨의 '금화피에스시'

"잘 아는 기업에 집중투자 하라"

클리퍼 펀드의 매니저 제임스 깁슨은 집중투자의 대가로 불린다. 그는 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가치 대비 3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는 기업을 찾은 뒤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깁슨의 포트폴리오는 자산의 절반 이상이 상위 10개 종목에 집중된다.

깁슨은 기업에 대한 이해를 가장 중시한다. 그는 투자하려는 기업이 어떤 일을 하고, 전망은 어떤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깁슨은 단순한 사업구조를 가진 회사가 이해하기 쉽다고 말한다.

깁슨은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가져야 할 미덕이 인내라고 생각한다. 빨리 부유해지려는 생각이 오히려 손해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깁슨은 보유 주식의 주가가 내재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다. 그리고 매입할 만한 주식이 보이지 않으면 포트폴리오의 3분의 1을 현금으로 보유하기도 한다.

제임스 깁슨의 선택 '금화피에스시'

깁슨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 이상이고, 영업이익률이 10%를 웃도는 기업을 선호한다. 주가수익배수(PER)가 시장 평균 이하인 경우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본다. 재무건전성 확인을 위해 부채비율이 150% 미만인 기업을 고른다.

금화피에스시는 깁슨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올해 1분기 연환산 기준(최근 4개 분기 실적 합산) 영업이익률은 11.9%로 10%를 넘고,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5.5%로 15% 이상이다.

1분기 연환산 순이익(연결 지배지분)과 전일 종가로 계산한 주가수익배수(PER)는 15.6배로 시장 평균인 16.7배보다 낮다. 시장평균 PER은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 합계를 순이익 합계로 나눠 계산했다. 부채비율은 22%로 150%보다 낮아 재무건전성 기준을 통과했다. 

금화피에스시는 발전소 정비사업자다. 1995년 발전정비시장이 민간에 개방되자, 기존에 발전소 건설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시장에 진입했다. 발전정비란 전기, 기계분야 전문인력이 발전소에 상주하며 설비가 잘 가동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업무다. 발전소가 멈추지 않는 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한다.

국내 전기 수요 증가와 정부의 민간기업 참여 확대 정책으로 금화피에스시의 실적은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 왔다. 매출액은 지난 2004년 314억원에서 두 해(2007년, 2011년)을 제외하고 모두 증가해 지난해 1669억원으로 확대됐다. 10년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18%다.

다만 최근 들어 수익성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 1분기 이 회사의 매출액은 4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0% 감소한 27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연결 지배)은 24% 줄어든 32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 줄어든 데 이어 수익성 부진이 지속됐다.



이는 경상정비 사업의 매출비중 축소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금화피에스시의 경상정비 매출비중은 지난해 58%로 전년 대비 7.9%p 하락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6%p 내려 지난해 13.8%를 기록했다. 경상정비 매출비중이 77%와 73%였던 지난 2011과 2012년 이 회사 영업이익률은 18.9%로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관련 매출비중이 하락세로 돌아서자 영업이익률이 함께 우하향 추세를 보였다.



다만 기존 발전설비들이 노후화돼 경상정비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정부의 발전소 투자로 금화피에스시의 실적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석탄 발전소 21기,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소 21기, 원자력 발전소 13기가 향후 신규로 건설될 전망이다. 금화피에스시는 복합화력발전소에서의 경상정비와 설비공사 경험이 있고, 최근 LNG가스발전소 설비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원전 또한 건설공사 경험과 정비 경험이 있다. 정부의 발전소 추가 건설이 금화피에스시의 실적 성장 재개에 힘이 될지 관심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금화피에스시는 지난 10년간 매년 배당을 했고,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주당 배당금을 인상했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은 900원으로 전년과 같다. 지난해 배당금과 전일 종가(5만3000원)로 계산한 시가배당률은 1.7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