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퍼킨스의 'SH에너지화학'

퍼킨스 "재무적으로 건전한 소형주를 사라"

버거 스몰캡 펀드의 매니저 로버트 퍼킨스는 소형주 투자의 대가로 유명하다. 그는 친구들과 선별된 고객들을 위한 작은 포트폴리오를 3500만 달러의 뮤추얼 펀드(유가증권 투자 목적의 투자회사)로 성장시켰다.

퍼킨스는 신문에 나온 신저가 리스트에서 유망기업을 찾는다. 그는 악재로 인해 회사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재무 건전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 이들 중 장부가치보다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거나, 장부가치보다 약간 비싼 회사를 주로 매입한다.

퍼킨스는 부채가 없고 현금이 많은 소형회사를 선호한다. 모든 사람이 찾는 대형주보다는 관심에서 멀어진 소형주에 더 많은 가치가 내재돼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재무적 건전성을 갖춘 회사들은 기대만큼 빨리 회복되지 않아도 재무안전성이 주가 하락에 안전판이 된다고 생각한다.

퍼킨스의 'SH에너지화학'

퍼킨스는 시가총액 2000억원 미만의 소형주 중에서 주가수익배수(PER)가 시장 평균 이하이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 이상인 기업을 선호한다. 또한 재무 건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부채비율이 150%를 초과하는 기업은 제외한다.

SH에너지화학은 퍼킨스의 투자 요건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전일 기준 시가총액은 1978억원으로 2000억원 미만이다. 또한, 지난 1분기 순이익(연결 지배) 기준 PER은 10.5배로 시장 평균 PER 17.1배보다 낮고, ROE는 23.1%로 기준인 10% 이상이다. 부채비율은 35%로 재무 건전성 기준(150%)을 통과했다.

▷ 합성수지 제조업체

SH에너지화학은 1958년에 설립된 합성수지 제조업체다. 주력 제품은 스치로폴의 원료인 EPS(Expandable Poly-Styrene)레진이다. EPS레진은 건축 단열재, 고급 포장 완충재, 연약지반 토목공법에 사용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H에너지화학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국내 시장점유율은 23%로 1위를 기록했다. 그 외 판매 제품으로 화장품 조성물(filler)로 사용되는 Nylon-12 Fine Powder가 있다.

SH에너지화학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43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47% 급증한 55억원을 기록했다.

유가하락으로 제품가격과 원재료 가격 차이(스프레드)가 확대돼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 된다. SH에너지화학의 주력제품인 EPS레진의 원재료는 SM(Styrene Monomer, 스티렌 모노머)이다. SM은 벤젠(Benzene)으로 만드는데, 벤젠은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납사(Naphtha)를 분해하면 발생한다. 따라서 SM가격은 원유가격과 연동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1분기 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51.9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50.3% 하락했다. 이에 제품판매가와 원재료 매입가 역시 함께 내렸다. EPS레진 판매가는 ‘14년 1분기 kg당 2266원에서 1759원으로 22% 하락했으며, SM 매입가는 같은 기간 1723원에서 1029원으로 40% 하락했다. SM 매입가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커서 스프레드가 확대됐다. 이에 영업이익률은 ‘14년 1분기 4.3%에서 지난 1분기 12.5%로 8.2%P 증가했다.

▷ 건전한 재무구조

퍼킨스는 투자 기업을 고를 때 재무건전성이 우수한지 여부를 중시했다. SH에너지화학은 지난 10년간 부채비율 100% 이하, 유동비율 100%을 유지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100% 이하, 유동비율이 100% 이상이면 재무구조가 양호하다고 판단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35%이며, 유동비율은 240%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