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케빈 오보일의 '솔루에타'

오보일 "단기 실적과 주가가 하락한 기업을 사라"

케빈 오보일은 회계사에서 투자가로 전직한 투자 대가다. 그는 대형 회계법인 '아서 영에서 애스터' 투자운용의 펀드매니저로 근무했었는데, 당시 메리디언 밸류 펀드를 맡아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냈다.

오보일이 찾는 기업은 최근 수익이 감소해 주가가 크게 떨어진 기업이다. 그는 주식시장이 매우 근시안적이며 단기적인 경향을 너무 먼 미래까지 적용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업의 내재가치는 주가나 특정 사업의 수익만큼 변동성이 크지 않아 투자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오보일은 이익이 최근 3분기 연속 감소하거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한다. 그는 주가가 2분기째 이익이 감소한 후 폭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3분기째가 되면 기업의 문제가 고쳐지기 시작해 투자할 시기라고 본다. 오보일은 기업 실적에 문제가 생겼더라도 업종 내에서 경쟁력이 가장 강하고 재무 상태와 경영진이 건실하면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판단했다.

케빈 오보일의 선택 '솔루에타'

케빈 오보일의 종목 선정 기준은 최근 주당순이익이 과거 3년 평균 주당순이익보다 적고, 현재 주가가 52주 고가 대비 40% 이상 하락한 기업이다. 단, 이익과 주가 하락에도 재무적으로 안전한 기업을 고르기 위해 부채비율 100% 미만을 조건으로 뒀다. 또한 영업이익률이 업종평균보다 높은 기업을 선정했다.

솔루에타는 오보일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지난 1분기 연환산 주당순이익(연결 지배지분 기준)은 288원으로 과거 3년 평균치인 1188원보다 76% 적다. 전일 종가는 8970원으로 52주 최고가인 3만200원보다 70% 내린 상태다. 지난 1분기 말 부채비율은 18%로 100% 미만이며, 영업이익률은 5.1%로 핸드셋 업종 평균인 2.4%를 웃돈다.

▷ 전자파 차폐소재 제조업체

솔루에타는 2003년에 설립된 전자파 차폐소재 제조업체다. 주요 제품으로 전도성테이프 와 전도성 쿠션류가 있다. 두 제품 모두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에 사용되며, 통신용 전파에서 발생하는 방사노이즈를 흡수하거나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1분기 매출 비중은 전도성테이프 82%, 전도성쿠션류가 13% 다.



전자파 노이즈 관련 연구는 1900년대 초반부터 진행됐으며, 1940년대에 2차 세계대전 중엔 군사적 목적으로 연구됐다. 2000년대 들어 무선통신이 발달하며 전자파 차단소재 시장은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2000년 들어 전자기기가 다양해 지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면서, 기기간 간섭현상과 인체 유해성 논란에 대한 방편으로 전자파 차단소재 수요가 증가했다. 최근 몇 년간은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의 등장으로 시장이 성장했다.

솔루에타의 실적 역시 2010년 들어 스마트폰 사용의 증가와 함께 성장했다. 다만 성장세는 ‘13년까지 이어졌고, 지난해엔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862억원으로 전년대비 1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87% 급감한 30억원을 기록했다. 전방산업인 스마트폰 산업의 성장세가 주춤했던 까닭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솔루에타 전체 매출의 90%가 삼성전자와 애플에서 발생했으며, 기타 10%가 LG전자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올해 들어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갤럭시 S6를 출시하며 솔루에타는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지난 1분기 연결 매출액은 21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61% 급증한 58억원을 기록했다.

제품별로 보면 전도성쿠션류의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 1분기 전도성쿠션류 매출액은 2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7% 급증했으며, 전도성테이프는 같은 기간 3% 증가한 176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6에 메탈 프레임을 채용하면서, 방진기능을 갖춘 전도성쿠션 제품의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증권업계는 솔루에타가 개발중인 전파흡수체를 관심있게 보고 있다. 전파흡수체는 전자파의 에너지를 열로 전환한 뒤 소멸시키는 방법으로 전자파 노이즈를 차폐한다. 솔루에타는 현재 터치기능용, NFC용, 무선충전용 전파흡수체를 개발 중이다. 증권업계는 이 중 NFC용 전파흡수체 수요가 향후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과거 애플(Apple)사가 아이폰 6에 NFC(Near Field Communication, 비접촉식근거리 무선통신) 안테나를 채택함에 따라 국내 대기업 및 해외 주요 고객 역시 NFC 안테나를 채택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