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윌리엄 밀러의 '진양화학'

"수익성이 뛰어난 평균 이상의 기업을 매수하라"

윌리엄 밀러는 레그 메이슨 밸류 트러스트(Legg Mason Value Trust)의 매니저로 1991년부터 매년 S&P 500(미국 주가지수)보다 높은 실적을 올렸다. 이는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밀러는 사업의 미래가치에 주목해 가치투자를 확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윌리엄 밀러는 기업의 수익성에 주목했다. 우선 영업이익률이 해당 업종에서 평균 이상인 기업을 골랐다. 그런 다음 ROE(자기자본이익률)가 15%를 넘고, 5년간 EPS(주당순이익)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한 기업을 선별했다. 즉, 업종 내 경쟁력이 있고 절대적인 수익성도 좋은 기업을 찾은 것이다.

또한, 그는 배당수익률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배당수익률이 국채 수익률에 가까운 기업을 매수해 과도하게 고평가된 기업을 피하고 성장하는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사용했다.

윌리엄 밀러의 선택 '진양화학'

진양화학은 밀러의 투자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 중 하나다. 지난해 3분기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기준 영업이익률은 8.5%로 화학 업체 평균인 2.9%보다 높다. ROE는 18.8%, 5년간 EPS 성장률은 28%로 모두 밀러의 투자 기준(ROE 15% 이상, EPS 성장률 10% 이상)을 만족한다. 시가배당률 추정치는 4.7%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 2.03%(20일 기준)보다 높은 수준이다. 아직 2014년도 결산 배당금을 공시하지 않아 지난 2013년 연간 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4250원)로 나눠 시가배당률을 계산했다.

▷ PVC바닥재 전문 업체

진양화학은 PVC 바닥재, 합성피혁 등을 만드는 회사다. KPX 그룹 계열로 지난 2001년 진양에서 분할돼 설립됐다. 최대주주는 진양홀딩스로 지분 65.3%를 보유하고 있다. 진양홀딩스는 2008년 진양화학, 진양산업, 진양폴리의 투자사업 부문이 합병돼 설립된 회사다.

진양화학의 주력 제품은 1.8~4.5mm PVC바닥재다. '폴리염화비닐(PVC: Poly Vinyl Chloride)' 바닥재는 PVC와 페이스트 수지(Paste resin)가 주원료다. 여기에 안료, 안정제, 가소제 등의 첨가제를 배합해 만든다. 저렴한 비용으로 나무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고, 천연소재를 사용해 친환경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PVC 바닥재의 주요 원재료는 레진과 가소제다. 레진은 LG화학, 한화케미칼 등에서 주로 매입하며, 가소제의 경우 애경유화로부터 조달한다. 레진과 가소제는 원재료 비중의 85%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모두 원유에서 파생되는 소재로 국제 유가 동향에 민감하다.

진양화학은 실적 증가세를 지속 중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늘고, 영업이익은 44% 급증한 51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78% 뛴 44억1600만원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난 2013년 전년 대비 각각 61%와 42% 늘어난 데 이어 고성장을 지속했다.



제품 판매량과 판매가 상승이 맞물려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3분기 생산실적은 1만877킬로미터로 전년 동기 대비 6% 늘었다. 또한, 제품 판매가도 미터당 503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2% 인상됐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진양화학은 제품 가격을 꾸준히 인상해 왔다. 지난해 3분기 누적 판매가 5030원은 2007년 대비 약 80%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생산 실적은 10% 감소했지만, 판매가가 올라 매출액은 증가했다.

제품가 인상은 과점 구조에 힘입은 결과로 보인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바닥재시장은 LG하우시스, 한화L&C, KCC에 의해 과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규제 강화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함량을 낮춘 친환경 제품의 비중이 높아진 것도 최근 제품가 인상에 도움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지난 2013년 7월부터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함량 기준을 강화했다.

제품 가격과 더불어 배당 인상 추세도 눈길을 끈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부터 매년 배당을 늘렸다. 이에 따라 주당 배당금은 2010년 50원에서 지난 2013년 185원으로 확대됐다. 진양화학은 아직 2014년 결산 배당금을 공시하지 않았다. 만약 2013년과 같이 연간 주당 185원을 배당한다면, 현재 주가 기준(4225원) 시가배당률은 4.37%다.



▷ 주식MRI 분석 결과, 상장사 상위 5%

아이투자가 개발한 주식MRI로 분석한 진양화학의 투자 매력도 종합 점수는 25점 만점에 18점으로 전체 상장기업 중 83위(상위 5%)를 차지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익 성장률이 높아 고성장주에 속하며 재무 안전성은 높아 안전한 편이다.

또한 소비자 독점력이 높아 경기 변동에 관계 없이 현재의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MRI 종합 점수는 수익성장성과 재무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 또한 종합점수가 높을수록 5각형 모양의 도형 내부가 가득찬 그물 형태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