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현대백화점, 첫 자사주 취득...배경은?

현대백화점이 자사주 매입을 단행한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일 현대백화점은 전자공시를 통해 자기주식을 취득한다고 밝혔다. 취득 예정금액은 290억원이며, 전일 종가기준 24만6067주로 발행주식수 대비 1.05%에 해당하는 수치다. 취득 예상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4월 13일까지다. 현대백화점이 자기주식취득결정을 공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백화점은 자사주 매입 목적을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주가안전을 위해 자사주 취득을 실시하는 기업은 주가가 하락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주가방어 차원에서 회사가 직접 자사주를 매입한다. 보통 발행주식수의 1~5% 가량을 3개월에 걸쳐 사들이기 때문에 수급이나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한 편이다. 다만, 투자자들에게 회사가 주가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 현대백화점의 주가는 하락세다.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14만원 부근에서 거래되다 같은 해 9월 16만850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전일 11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최고가 대비 30% 가량 낮아진 수치다. 주가하락의 배경에는 최근 부진한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5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99억원으로 8%, 지배지분 순이익은 430억원으로 31%씩 감소했다.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심리 위축으로 기존 점포들의 성장이 부진했다. 이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증가되면서 영업이익률은 19.7%로 2.1%P 낮아졌다. 또한, 양재동 파이시티 파산으로 선지급보증금에 대한 손실 400억원이 영업외비용으로 계상되면서 지배지분 순이익 감소폭이 컸다.

이 가운데 증권업계는 현대백화점의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증권사들이 예상한 올해 현대백화점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7136억원으로 지난해 실적 추정치 대비 10%, 영업이익은 3912억원으로 9%씩 증가한 수치다.



신규출점에 따른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1분기 김포 프리미엄 아울렛이 개점할 예정이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아울렛 시장은 10조원 규모로 롯데아울렛과 신세계아울렛의 비중은 아직 25%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현대백화점 아울렛의 향후 성장 가능성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하반기 판교에 복합쇼핑몰 형태의 점포가 출점할 것으로 예정돼 있어 추가적인 실적 성장도 기대된다.

최근 실적을 반영한 현대백화점의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실적 기준 주가수익배수(PER)는 10.7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87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12%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