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분석] 피혁 제조사, 주가 '급등'...배경은?

피혁 제조사들의 주가가 동반 상승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20일 오후 1시 29분 현재 삼양통상은 전일 대비 6% 오른 6만6800원에 거래 중이다. 조광피혁은 5.5% 상승한 10만6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두 종목은 연초 이후 꾸준히 강세를 보여왔다. 삼양통상의 현재 주가는 연초(1월 2일 종가) 대비 156%, 조광피혁은 178% 각각 급등한 상태다.



주가 강세 배경엔 피혁업계의 영업환경 개선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혁 제조사들은 지난해까지 주요 원재료인 원피 가격 급등과 수요 부진으로 영업환경이 안좋았다. 실제 삼양통상의 지난해 연간 매출원가율은 97.6%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영업이익이 간신히 흑자를 내는 데 그쳤다. 조광피혁은 2012년 매출원가율이 93%로 2004년 이후 가장 높았다.

하지만 올 들어 영업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주력 제품인 가죽 원단의 판매가 늘고 평균 판매단가가 상승했다. 삼양통상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피혁 제품 생산실적은 4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내수용 피혁 판매 평균단가는 수량당 3302원, 수출용 단가는 3133원으로 각각 7%씩 올랐다.

조광피혁도 비슷한 모습이다. 지난 1분기 생산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9% 증가한 1673만 평방피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공장 가동률은 80.4%로 6.6%P 올랐다. 또한 1분기 제품 평균 판매단가는 수량당 291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상승했다.

경쟁사의 구조조정으로 시장지배력이 한층 강화됐고, 가격 경쟁도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원재료인 원피 가격 상승으로 업계가 고전하던 와중에 저가 공세를 펄쳤던 유니켐(3위)과 신우(4위)의 영업환경이 최근 급격히 악화됐다. 유니켐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신우는 회생절차를 진행하면서 업계 상위 기업인 조광피혁(1위)과 삼양통상(2위)이 반사익을 보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증가도 평균 판매단가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 피혁 업체들은 과거 신발, 야구장갑, 핸드백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피혁을 주로 생산했지만, 최근 들어선 상대적으로 가격과 마진이 높은 자동차 시트, 가구용 피혁을 만들고 있다. 중국과 남미 업체들의 공급물량 확대로 시장경쟁이 치열해지자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증권가는 향후 천연가죽 자동차 시트의 보급 확산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환율 약세도 긍정적이다. 원재료인 원피를 전량 수입하고 외화부채가 많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수익성이 개선되는 동시에 외환관련이익도 발생한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 시 삼양통상은 42억4700만원, 조광피혁은 12억3100만원의 외환이익이 난다. 지난 2분기 말 원/달러 환율은 1013원으로 전분기 대비 5% 하락했고, 최근 환율은 1010원~1030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증권가는 삼양통상에 대해서만 올해 예상 실적을 제시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 간 제시한 삼양통상의 올해 연간 예상 실적 평균치(연결기준)는 매출액 2000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이다. 전년도 매출액 1664억원, 영업이익 18억 대비 크게 개선된 것이다.

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을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두 기업 모두 50배를 넘어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실적 부진과 최근 주가 급등이 PER을 끌어 올렸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삼양통상이 0.88배로 조광피혁 4.32배보다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