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삼양통상, 역대 최고가...배경은?

피혁 제조사 삼양통상의 주가가 강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양통상 주가는 전날 4.5% 오른 6만2400원으로 마감했다. 전일 장중엔 6만3000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연초 주가 2만6050원(1월 2일 종가)에 비하면 2배 넘게 급등한 것이다.



주가 강세 배경엔 피혁업계의 영업환경 개선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양통상을 비롯한 피혁 제조사들은 지난해까지 주요 원재료인 원피 가격 급등과 수요 부진으로 영업환경이 안좋았다. 실제 삼양통상의 지난해 연간 매출원가율은 97.6%로 최근 10년 중 가장 수준을 기록, 영업이익이 간신히 흑자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주력 제품인 가죽 원단의 판매가 늘고 평균 판매단가가 상승한 결과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피혁 제품 생산실적은 47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또한 내수용 피혁 판매 평균단가는 수량당 3302원, 수출용 단가는 3133원으로 각각 7%씩 올랐다.

경쟁사의 구조조정으로 시장지배력이 한층 강화됐고, 가격 경쟁도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원재료인 원피 가격 상승으로 업계가 고전하던 와중에 저가 공세를 펄쳤던 유니켐과 신우의 영업환경이 최근 급격히 악화됐다. 유니켐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신우는 회생절차를 진행하면서 업계 상위 기업인 조광피혁(1위)과 삼양통상(2위)이 반사익을 보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증가도 평균 판매단가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 회사는 과거 신발, 야구장갑, 핸드백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피혁을 주로 생산했지만, 최근 들어선 상대적으로 가격과 마진이 높은 자동차 시트, 가구용 피혁을 만들고 있다. 중국과 남미 업체들의 공급물량 확대로 시장경쟁이 치열해지자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증권가는 향후 천연가죽 자동차 시트의 보급 확산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환율 약세도 긍정적이다. 삼양통상은 원피를 전량 수입하고 외화부채가 많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수익성이 개선되는 동시에 외환관련이익도 발생한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양통상은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 시 42억4700만원의 외환이익이 발생한다. 지난 2분기 말엔 원/달러 환율이 1013원으로 전분기 대비 5% 내려 약 21억원의 외환이익이 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환율은 1020원~1030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을 반영한 삼양통상의 주가수익배수(PER)는 48배다. 최근 주가 급등과 지난해 실적 부진이 맞물려 PER이 높은 상태다. 지난 1분기 말 자본총계를 반영한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84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7%다.

한편, 신영자산운용은 지난해 말까지 삼양통상 보유 지분율을 9%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올 들어선 지분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10일 내놓은 공시를 보면 신영자산운용의 삼양통상 지분율은 4%까지 내려 5% 미만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