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윌리엄 밀러의 선택 ‘리노공업’

"수익성이 뛰어난 평균 이상의 기업을 매수하라"

윌리엄 밀러는 레그 메이슨 밸류 트러스트(Legg Mason Value Trust)의 매니저로 1991년부터 매년 S&P 500(미국 주가지수)보다 높은 실적을 올렸다. 이는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기도 했던 밀러는 사업의 미래가치에 주목해 가치투자를 확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윌리엄 밀러의 선택 '리노공업'

윌리엄 밀러는 기업의 수익성에 주목했다. 우선 영업이익률이 해당 업종에서 평균 이상인 기업을 골랐다. 그런 다음 ROE(자기자본이익률)가 15%를 넘고, 5년간 EPS(주당순이익)가 연평균 10% 이상 꾸준히 성장한 기업을 선별했다. 즉 업종 내 경쟁력이 있고 절대적인 수익성도 좋은 기업을 찾은 것이다.

또한 그는 배당수익률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배당수익률이 국채 수익률에 가까운 기업을 매수해 과도하게 고평가된 기업을 피하고 성장하는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사용했다.

리노공업은 이러한 밀러의 투자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 중 하나다. 리노공업의 영업이익률은 35.8%로 반도체업종의 평균 영업이익률 16.0%보다 높다. ROE는 19.7%, 5년 EPS 성장률은 18.3%로 모두 밀러의 기준을 상회한다. 지난해 기준 배당수익률도 2.4%를 기록했다.

▷ 반도체 생산량 증가 수혜

리노공업은 IC 테스트 소켓과 리노핀(LEENO PIN)을 주력으로 만든다. 모두 반도체를 검사하는 데 쓰이는 소모성 부품으로 반도체 생산이 많아질수록 수요도 덩달아 증가한다. 반도체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핀이 쓰이며, 리노핀을 모듈화 한 IC소켓은 비메모리 반도체에도 적용 가능해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다. 올해 1분기 매출 비중은 IC 테스트 소켓 69%, 리노핀 27%다. 이외 상품 등에서 4% 매출이 발생한다.

실제 리노공업의 실적은 반도체 생산량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반도체 생산량이 감소했지만, 2010년부터 다시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후 반도체 생산량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량이 감소하자 리노공업은 2009년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2009년 매출액은 3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7% 줄어든 101억원을, 연결 지배기준 순이익은 28% 감소한 8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후 다시 생산량 증가와 함께 리노공업 실적 또한 개선됐다. 2010년 리노공업의 매출액은 565억원으로 5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8% 늘어난 220억원을, 연결 지배기준 순이익은 140% 급증한 16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후에도 매출과 이익이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리노공업의 매출액은 806억원, 영업이익은 28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연결 지배기준 순이익 또한 262억원으로 늘었다.

향후 반도체 생산량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08년과 2013년 사이엔 글로벌 경제 둔화로 반도체 생산량 증가가 5%에 불과했지만 2013년과 2018년 사이에는 평균인 8%로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8%, 내년에 11%, 2016년에 12%씩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유로는 전자기기에 채용되는 반도체 숫자가 늘어난데다 글로벌 경기도 회복세를 타고 있는 점을 꼽았다.

한편 올해 1분기에도 리노공업은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이런 영향인지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리노공업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가도 상승세다(관련기사 ☞ [즉시분석] 리노공업, 주가 반등...배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