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태경산업, 아이베스트투자가 추매...왜?

아이베스트투자(이하 '아이베스트')가 태경산업 지분을 추가 취득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이베스트와 이 회사 사장인 한범희씨는 태경산업 주식 총 7만660주(총 발행주식 수의 0.25%)를 추가 취득했다고 전일 보고했다. 주당 평균 매입가는 전일 종가(5650원)보다 8% 낮은 5176원이고, 총 매입금액은 3억6578만원이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아이베스트의 보유 지분율(특별관계인 포함)은 종전 5.17%에서 5.42%로 높아졌다.

아이베스트가 태경산업 지분 매입에 나서게 된 계기에는 우선 주가가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된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태경산업의 전일 종가 기준 PBR(주가순자산배수)은 0.8배로 1배를 밑돌고 있는데, 이는 아이베스트가 현재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모든 종목의 특징이기도 하다. 현재 지분 16.7%를 보유 중인 극동유화의 PBR은 0.76배, 지분 15.6%를 들고 있는 동방아그로의 PBR도 0.75배다. 또한, 지분율이 5.2%인 삼일제약의 PBR도 0.49배로 1배 미만이다. 아이베스트가 투자 대상을 고르는 과정에서 저PBR주를 눈여겨보는 점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PBR이 1배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향후 실적 개선을 기대케 하는 소식이 있는 점도 주목된다.

태경산업 합금철 사업의 주 고객사인 Posco는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930만톤의 조강을 생산했다. 지난해 광양 고로 개수 영향으로 연간 생산량이 전년 대비 4%가량 줄었지만, 올 들어 생산 실적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합금철은 철강 생산에 쓰이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철강 생산량이 늘면 덩달아 수요가 증가한다.

합금철 사업부는 원재료 매입 측면에서도 상황이 종전에 비해 개선됐던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인 동일산업의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합금철 원재료인 망간 매입가는 톤당 24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 내렸다. 이에 따라 같은 원재료를 사용하는 태경산업의 매입가도 낮아졌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태경산업은 합금철 판매가가 톤당 11만원으로 전년 대비 11% 내린 반면 망간 매입가는 KG당 288원으로 7% 올라 수익성이 악화됐었다. 

자회사의 실적 개선 전망도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태경산업이 지분 16%를 보유한 태경화학은 탄산가스 제조업체로 실적이 조선업황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국내 조선업계의 1분기 수주실적은 403만CGT(수정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338만CGT보다 19% 늘었다. 지난해 1608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데 이어 증가세를 지속했다. 수주잔고 증가로 선박건조량이 늘게 되면 용접에 필요한 탄산가스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아이베스트는 지난 1999년 창업투자회사로 출범했다가 2002년 창투사 라이센스를 반납한 일반법인이다. 이 회사 사장인 한범희씨는 교보증권 임원 출신으로 가족과 함께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