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삼성공조, 7년 만에 최고가...배경은?

삼성공조가 7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11일 오전 9시 23분 현재 전일 대비 0.1% 하락한 9300원을 기록 중이다. 전일 장 중 948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특히 현 주가는 지난 2007년 10월 이후 약 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삼성공조는 순현금(현금성 자산+단기금융자산 - 총차입금)을 많이 보유한 기업으로 알려진 회사다. 삼성공조가 2013년 말 기준 보유한 순현금은 1346억원으로 10일 시가총액 757억원보다 78% 많다. 이는 전체 상장기업 가운데 삼일기업공사에 이어 2번째에 해당한다(관련기사 ☞ [종목족보] '순현금' 무장한 알짜 기업은?). 즉, 757억원을 주고 삼성공조를 통째로 인수하면, 순현금만으로 투자수익 78%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삼성공조의 주가는 줄곧 순현금보다 낮은 수준에 형성됐다. 순현금이 쌓일 수록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점차 낮아진 점이 영향을 줬다. 여기에 최근 5년 배당성향 7.4%, 배당수익률은 0.7%에 불과해 배당매력도 낮다. 풍부한 보유현금이 이익성장이나 배당매력으로 연결되진 않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의 주가상승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주가 상승의 배경을 살펴보면, 우선 삼성공조의 계열회사인 삼성발레오써멀시스템스(이하 ‘삼성발레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두산인프라코어에 이지알 쿨러(EGR Cooler)를 공급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삼성발레오는 홈페이지 연혁에 지난해 6월부터 두산 인프라코어에 D34 EGR Cooler를 양산해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언론에 따르면, D34 EGR Cooler는 두산인프라코어의 G2엔진에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G2엔진은 두산인프라코어가 2500억원을 투자해 자체 개발한 엔진으로, 국내 최초로 선진국의 엄격한 `티어4(Tier4) 배기규제(질소산화물 0.4ｇ/KWh, 입자상 물질 0.02ｇ/KWh 이하)`를 충족하는 소형 산업용 엔진이다. 티어4 배기규제는 미국과 유럽에서 내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SK증권은 2015년에 G2엔진 탑재율이 80%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삼성발레오의 지난해 실적도 개선됐다. 지난해 삼성발레오의 매출액은 583억원으로, 2012년 대비 35% 늘었다. 영업이익은 38% 증가한 51억원을, 순이익은 52% 늘어난 4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삼성공조의 풍부한 현금을 고려할 때, 자회사의 성장을 위한 투자여력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경남에너지 주식을 보유한 점도 주가 상승에 보탬이 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공조는 지난해 말 기준 경남에너지 주식을 91만9490주 보유하고 있다. 취득원가는 9억4700만원으로 주당 취득원가는 약 1030원이다. 경남에너지는 지난 2월 10일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를 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7일 공개매수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전부를 매수할 예정이며 매수가격은 1주당 7400원이다. 따라서 삼성공조는 주당 6370원의 처분이익을 얻을 수 있다. 보유한 주식수에 곱하면, 58억원의 이익이 예상된다.

이런 기대감 때문인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지난 4일 임원ㆍ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를 통해 삼성공조 지분을 다시 10% 이상으로 높였다고 공시했다. 지난 3월 21일에는 삼성공조 주식 2만9130주를 장내 매도해, 보유지분율을 9.73%로 낮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