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화학 3인방, 업황 부진에도 신고가..왜?

업황 부진에도 꿋꿋이 신고가 행진을 달리는 기업이 있어 주목된다. 진양홀딩스, 한솔케미칼, 영보화학, 오공이 그 주인공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진양홀딩스는 전일 2995원으로 마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13일부터 무려 4일 연속 신고가다. 지난 2월부터 매수세가 몰려 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한 결과다. 한솔케미칼도 전일 장중 한때 3만2300원까지 올라 최근 1년 중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영보화학은 전일 하락 마감했지만, 17일엔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에 따라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도 상당하다. 진양홀딩스는 전일 종가 기준 52% 올랐으며, 한솔케미칼은 16% 상승했다. 영보화학도 18%나 뛰었다.



반면 이들이 속한 화학 업종 지수는 코스피 지수 상승률만도 못한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WiseFn)에 따르면 화학 업종 지수는 작년 말 3215.48에서 전일 2883.78로 마감, 10%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4% 내렸다.



▷ 작년 4분기 실적 '개선'

업황 부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신고가를 경신한 배경에는 최근 개선된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 진양홀딩스의 작년 4분기 연결 매출액은 713억원으로 전년 대비 5% 늘었다.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63% 증가했다.



자회사들의 원가절감으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진 점이 특징이다. 특히 진양물산이 2012년 63억6000만원 순이익 적자에서 지난해 10억3000만원 흑자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진양화학도 순이익이 35억8000만원으로 42% 늘었으며, 세일인텍의 순이익도 196% 늘었다.

영보화학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작년 4분기 매출액은 430억원으로 14%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135% 급증했다. 영보화학은 '폴리올레핀 폼'(Polyolefin Foam)이란 친환경 소재를 만드는데 건축자재 부문에서 수요가 급증했다. 주력 제품인 파이로셀 판매 호조로 작년 3분기까지 건축자재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4분기 역시 이같은 흐름이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한솔케미칼은 수익성 개선이 돋보였다. 매출액은 780억원으로 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6억원으로 50% 늘었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라텍스를 포함한 전반적인 제품 판매 가격 인상이 작년 4분기에 이뤄졌다. 통상 4분기에 지급되던 성과급이 예년보다 축소된 것도 이익 개선에 기여했다.

▷ 올해 전망도 '맑음'

올해 전망 역시 양호한 점도 공통분모다. 진양홀딩스의 연결 대상 종속기업인 진양화학은 강화마루 등 신제품을 출시해 제품 판매가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의 과점체제인 국내 PVC 바닥재 시장에서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펼치고 있다. 실제 작년 3분기까지 PVC바닥재 평균 판매 가격은 m당 4523원으로 2012년에 비해 6.3% 올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7.2%로 1년 전에 비해 3.3%P 상승했다. 또한 지난해 기준 26%인 수출 비중을 최대 40%까지 끌어 올릴 계획을 갖고 있다.

진양화학 외에 진양산업, 진양폴리우레탄, 진양폼테크는 가구, 침대 등에 들어가는 소재와 자동차 내장재 등을 만든다. 최근 소비자 가구 시장은 리모델링 활성화로 호황을 맞고 있다.

영보화학의 성장 동력은 파이로셀이다. 파이로셀은 지난 2011년 신규 생산에 들어간 제품으로 높은 단열성을 지니고 있다. 일반 제품의 경우 120밀리미터(mm)를 시공해야 낼 수 있는 효과를 파이로셀은 75mm 두께만으로 얻을 수 있다. 이는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여줄 뿐 아니라 벽의 두께를 최소화해 실제 면적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낸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최근 영보화학의 2종1호 파이로셀 20T 부직포면재 가격은 m²당 6389원에서 7000원으로 올랐다.

영보화학은 지난 2월 건축소재 부문을 단순 물적 분할해 영보하우징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파이로셀을 비롯한 건축소재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작년 4분기 주력 제품의 판매 가격을 올린 한솔케미칼도 전망이 밝은 편이다. 고객사의 설비투자 완공이 연이어 예정돼 있어 과산화수소 판매량이 늘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엔 삼성전자 중국 시안 낸드(NAND) 공장이, 3분기에는 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 공장 등이 가동을 앞두고 있다. 더불어 신규 성장 동력인 전자재료 매출도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 화학 3인방의 투자 매력도는?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화학 3인방의 투자 매력도는 어떨까. 아이투자(www.itooza.com)가 자체 개발한 주식MRI 투자 매력도 분석에 따르면 진양홀딩스, 영보화학, 한솔케미칼 모두 상장사 상위 21% 안에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기업은 진양홀딩스다. 종합점수 25점 만점에 총 20점을 취득해 상장사 상위 1%에 속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재무 안전성 부문에서 5점 만점을 받았다. 실제로 진양홀딩스는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으며,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4분기 연속 (+)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부문에서도 3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취득했다.

영보화학은 종합점수 16점을 취득해 상장사 상위 11%안에 들었다. 영보화학은 수익 성장성 부문에서 5점 만점을 받았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순이익 성장률이 33%로 높은 점 등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밸류에이션 부문에선 점수를 받지 못했는데 작년 3분기 실적 기준 주가수익배수(PER)가 11.8배로 5년 평균인 9.7배보다 높은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한솔케미칼의 주식MRI 점수는 14점으로 상장사 상위 2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영보화학과 마찬가지로 수익 성장성 부문에서 5점 만점을 기록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순이익 성장률이 36%를 기록한 점 등이 반영됐다. 밸류에이션 점수는 0점을 받았는데, 이는 작년 3분기 실적 기준 주가수익배수(PER)가 16.6배로 5년 평균인 10.1배보다 높은 점 등이 반영됐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MRI 종합 점수는 수익 성장성과 재무 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 또한 종합점수가 높을수록 5각형 모양의 도형 내부가 가득찬 그물 형태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