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한미반도체, 기관 연일 순매수...업황 회복 기대?

기관이 반도체 후공정 장비업체인 한미반도체 주식을 연일 사들여 관심을 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달 20일부터 전날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한미반도체 주식을 순매수했다. 올 들어 기관이 사들인 수량은 44만7300주로, 발행주식수의 1.8% 규모다. 주가도 상승했다. 전날 종가는 1만1600원으로 1월 2일 종가 대비 10% 올랐다.



기관은 한미반도체의 실적 회복 가능성과 배당 매력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9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35억원으로 36% 감소했고, 순이익은 112억원으로 54% 줄었다. 전방업체들의 투자 축소 및 지연으로 이익기여도가 높은 장비 수주가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다만, 수입자동차 BMW 판매가 늘면서 자회사 신호모터스의 매출이 증가해 연결 매출은 늘었다.

증권가는 올해 한미반도체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본다. 전방업체들의 후공장 투자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애플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패키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약 5000억원 규모의 생산라인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미뤄졌던 투자가 올해 재개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 밖에 세계 1위 패키지 업체인 대만의 ASE는 2020년까지 경기도 파주에 1조600억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신한금융투자는 2014년 세계 반도체 후공정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16.4% 증가한 44억1000달러로 예상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판매를 시작한 신제품 플립칩본더(Flip Chip-Bonder)의 매출 성장도 기대된다. 플립칩본더는 반도체 원판(웨이퍼) 위에 입·출력 단자를 만드는 범핑(bumping) 공정을 마친 플립칩을 절단·분리해 리드프레임(lead frame) 위에 접착하는 장비다. PC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기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의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서 사용된다.

관련업계는 향후 플립칩본더 시장의 고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전세계 플립칩본더 시장은 지난해 2억7000만 달러 수준에서 올해 3억4000만 달러로 26% 성장할 전망이다. 과거엔 반도체 칩을 회로 기판에 부착시킬 때 금속 리드(와이어)와 같은 추가적인 연결 구조가 필요했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기기의 등장으로 칩셋들의 경박단소화, 고용량화, 적층이 가속화되면서 중간 매체가 필요 없는 플립칩 패키징 수요가 늘고 있다. 플립칩 패키징은 칩 아랫면의 전극 패턴을 이용해 그대로 융착시키는 방식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간 증권사들이 예상한 한미반도체의 올해 연결 실적 평균치는 매출액 2434억원, 영업이익 330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7%, 144%씩 개선된 규모다.

지난해 실적을 반영한 한미반도체의 주가수익배수(PER)는 26.5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61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1%다. 올해 예상 실적을 반영하면 PER은 9.9배, PBR은 1.54배, ROE는 15.6%다.

한편, 한미반도체는 2012년 이어 지난해에도 주당배당금으로 500원을 책정했다. 시가배당률은 4.3%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