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화학비료 3인방, 계약 규모 감소...왜?

화학비료 제조사들이 연초 잇따라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남해화학, KG케미칼, 전일에는 조비가 공급계약 공시를 냈다. 각각 올해 연간으로 농협에 공급하게 될 화학비료 물량 계약을 마친 것.

농협은 국내 시장의 화학비료 공급을 전담하고 있으며, 개별 농가의 비료 구매는 거의 전량 농협을 통해 이뤄지는 실정이다. 따라서 화학비료 제조사는 연초 농협과 연간 공급계약을 체결해 왔다.

▷ 공급 금액 감소...친환경농업 육성 정책 탓?

올해 계약에서 두드러지는 부분은 공급 금액의 감소다. 남해화학은 2000억원, 조비는 450억원, KG케미칼은 353억원의 공급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이는 모두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낮은 규모다. 3사의 합계금액 2803억원은 전년 동기 3973억원에 비해 29% 낮다.



이는 정부의 친환경농업 육성 정책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정부는 고농도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이고 환경친화형 및 유기질비료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화학비료 보조금 지원을 중단했으며, 2011년부턴 토양검정결과를 고려해 맟춤형비료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또 각 지자체는 매년 단위면적당 화학비료 총 사용량 목표를 설정하는 한편, 유기질비료에 지원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실제 이 정책에 수혜를 본 기업으로는 효성오앤비가 있다. 효성오앤비는 유기질비료 생산에 주력하고 있으며, 지난 2005년 4만3000톤 수준이던 생산 수량이 2012년 7만5000톤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41억원에서 305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 비료 가격과도 관련 있나?

그러나 3사 합계 연간 공급 금액 추이를 보면 오히려 지난 2012년엔 금액이 증가했다. 따라서  정부 정책 외에도 다른 변수가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같은 금액 변화는 비료가격 변동이 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공급물량이 감소하더라도 가격이 크게 오르면 전체 금액은 더욱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1위 화학비료 업체 남해화학의 복합비료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12년은 전년 대비 비료 가격이 12% 올랐다.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기준 비료값은 전년 대비 하락했고, 올해에도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농협은 올해 비료 판매가격을 전년 대비 평균 11.1%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화학비료 원재료 가격 하락분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올해 공급 금액 감소 폭은 예년보다 더욱 큰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