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가치투자자문, 나노스 처분...손절매?

가치투자자문이 보유하고 있던 나노스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가치투자자문은 나노스 지분을 모두 매도해 보유 주식이 없다고 전일(3일) 밝혔다. 세부 내역을 보면 지난해 12월에 지분 정리가 주로 이뤄졌고, 전량 처분한 날은 12월 20일이다. 이날 보유주식의 대부분(73만여주 중 66만주)을 9894원에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노스 보유비율이 5%를 넘어 첫 공시를 한 시점이 지난해 10월이었고, 11월엔 지분율을 6.6%까지 높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후 마지막으로 매수한지 한달만에 매도가 이뤄진 셈이다. 지분을 매입할 당시 나노스는 1만3000~1만5000원대에 거래됐다.



나노스는 카메라에 탑재되는 블루필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블루필터는 스마트기기용 카메라의 화소수가 높아지며 필수 부품으로 부각됐고, 이에 나노스도 고성장이 기대됐다. 지난해 증권가는 나노스의 성장성을 반영해 목표가로 3만3000원을 제시하기도 했으며, 개선된 실적을 보였음에도 시장 기대치에 못미치자 2만2200원으로 낮춰 잡기도 했다.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일까. 과거 나노스의 주가수준은 상대적으로 고평가 영역에 자리했다. 이익 대비 주가수준을 나타내는(PER)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나노스의 PER은 2013년 초 20배를 상회했다.

가치투자자문이 지분을 취득할 당시에도 PER은 15배 수준에 있었다. 이후 주가가 약세를 보이며 현재 나노스의 PER은 10배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결국, 가치투자자문은 나노스 취득 당시 고성장 기대감이 반영된 주가 수준에 매입했고, 성장세가 기대치에 못미치자 주가가 급락하는 시점에서 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02년 설립된 가치투자자문은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대표적인 투자자문사 가운데 한 곳으로 삼성투신 등을 거친 박정구 대표이사와 이서구 대표이사가 경영을 맡고 있다. 35개 내외의 종목을 편입하며, "본질가치 대비 저평가된 주식은 궁극적으로 본질가치로 회귀한다는 가정 하에 장기투자를 추구한다"는 투자철학을 밝히고 있다.

회사 홈페이지에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치투자자문의 펀드(V펀드) 수익률은 -9.8%로 부진했고, 지난해 연간으로도 0.8%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