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삼정펄프, 순현금 반영한 PER은?

4일 개장을 앞둔 가운데 삼정펄프가 현금성자산이 풍부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끈다.

삼정펄프는 지난 2분기 말 기준으로 518억원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의 50% 규모다. 회사를 통째로 인수하면 인수대금의 절반 가까이를 되돌려 받게 되는 셈이다. 순현금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에서 총 차입금(장·단기차입금+사채+유동성장기부채)을 뺀 금액이다.

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을 반영한 삼정펄프의 주가수익배수(PER)는 8.5배다. 여기에 순현금을 차감한 시가총액을 적용하면 PER은 4.3배로 낮아진다.

▷ 화장지 원지 및 브랜드 화장지 제조사

삼정펄프는 1974년에 설립된 위생지 전문 제조업체다. 주력 제품은 화장지 원지와 두루마리 휴지, 티슈 등으로, 제품별 매출 비중은 원지 63%, 화장치 및 티슈 28%, 기타(키친타올 등) 9%다. 삼정펄프는 국내 위생지 시장에서 지난해 매출액 기준 3위를 기록했다.



주요 원재료는 펄프와 고지(폐지)다. 이 중 펄프는 매입 비중 25%로 전량 수입한다. 고지는 수입산과 국내산으로 나뉘고 매입 비중은 수입산 38%, 국내산 37%다. 원재료의 절반 이상을 수입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내려야 유리하다.

삼정펄프는 올 2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매출액은 3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27% 줄었다. 제품 판매가 감소한 결과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화장지 원지의 올 상반기 생산실적은 4만5857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완제품 생산실적은 6304만402개로 11% 줄었다.

하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 약세는 긍정적이다. 지난 6월 말 1100원을 웃돌던 원/달러 환율은 7월 들어 하락해 최근 1070~108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분기 대비 6% 가량 내린 것이다. 삼정펄프는 환율이 하락하면 원재료 매입단가가 낮아지는 동시에 달러 표시 단기차입금을 보유해 영업외손익이 개선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정펄프는 원/달러 환율 10% 하락 시 11억1700만원의 이익 개선이 이뤄진다.



삼정펄프는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프리미엄 제품과 성인용 기저귀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은 단가가 일반 제품보다 비싸 수익성 개선에 유리하고, 성인용 기저귀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수요가 늘고 있다. 삼정펄프의 대표 프리미엄 제품으로 2겹 화장지인 '리빙 프리미엄' 등이 있으며, 성인용 기저귀 부문은 기저귀에 들어가는 위생용지를 만들어 기저귀 제조사에 납품하고 있다.

한편, 삼정펄프 지분을 대량 보유 중인 큰손 투자자는 가치투자 운용사로 유명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지분율 7.73%), 신영자산운용(7.95%)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