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동아타이어, 고무 가격 하락에 '방긋'

동아타이어공업(이하 '동아타이어')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아타이어는 1년 전 주가가 1만원 초반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1만5000원 선에 도달했고, 올 들어 2만원 선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엔 2만원 언저리에서 횡보 중이다. 전날 종가는 전일 대비 1.8% 오른 2만50원이다.



▷ 자동차용 고무 제품 과점업체...고무 가격에 민감

동아타이어는 자동차용 고무 제품을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다. 주력 제품은 타이어 안쪽에 장착되는 고무 튜브와 재생타이어, 후랩 등으로 이 부문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책임진다. 이 밖에 자동차용 축전지, 자동차 부속품, 통신기기 등도 자회사를 통해 제조·판매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용 튜브 시장은 국내 3개 업체가 과점하고 있다. 동아타이어를 포함해 넥센, 삼익 T&R이 세계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동아타이어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20%로 추정된다. 동아타이어는 제품을 만들어 북·남미, 중동, 유럽, 아프리카 등 해외 시장에 대부분 수출한다. 전체 생산량의 90%가 해외에서 판매돼 원/달러 환율이 올라야 유리하다.

주요 원재료는 합성고무와 천연고무다. 원재료 매입액의 절반 가량이 고무를 사는 데 투입된다. 따라서 고무 가격은 동아타이어의 원가율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제품가가 오르거나, 유지된 가운데 고무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성이 개선되는 구조다.

실제 2009년 합성고무 가격이 약세를 보였을 때 동아타이어의 영업이익률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당시 튜브 수출 가격은 2008년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었으나, 합성고무 가격은 무려 26% 하락했었다. 그러나 2010년부터 2012년까지의 영업이익률은 꾸준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품가는 약세로 돌아섰고, 합성고무 가격은 2년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2009년 10.1%였던 영업이익률은 이후 7.3%(2010년) → 6.9%(2011년) → 5.8%(2012년)로 내렸다.



▷ 고무 가격 하락 + 타이어 수요 개선 기대

그런데 올 1분기 동아타이어의 영업이익률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1분기 매출액은 10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71억7100만원으로 41% 늘었다. 덕분에 영업이익률 또한 7.1%로 올랐다. 이는 원재료 값이 하락한 결과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합성고무 평균 매입단가는 307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4%나 하락했다. 천연고무 가격도 3717원으로 28% 내렸다.

최근 고무 가격이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화학제품 정보업체 시스켐(Cischem)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합성고무의 주 원재료인 부타디엔(Butadiene) 가격은 톤당 1125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6%, 전분기 대비 39% 하락했다. 천연고무 가격 또한 2254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올 1분기보다 20% 내렸다.

합성고무와 천연고무는 서로 대체재 관계이기 때문에 가격이 동행하는 경향이 있다. 즉, 둘 중 하나만 공급이 늘어도 가격은 동반 하락할 수 있다. 또한 부타디엔 가격은 합성고무의 수요·공급에 따라 결정돼 합성고무의 가격과 거의 동일하게 움직인다.



최근 고무는 과잉공급 상황에 놓여 있다. 먼저 파종부터 수확까지 7년 가량이 소요되는 천연고무는 2005년 동남아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고무나무 파종이 수확 시기가 도래해 공급이 확대됐다. 또한 합성고무는 생산업체들의 증설과 전방산업의 업황 부진으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상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합성고무 생산업체들의 설비 가동률은 50~60% 부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로 인해 고무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증권가에선 과잉공급이 해소되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방에선 타이어의 수요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세계 2위 타이어업체 미쉐린에 따르면, 지난 6월 유럽의 승용차 교체용 타이어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3% 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고, 줄곧 역성장하던 미국의 수요 또한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간 경기침체 등으로 미뤄왔던 타이어 교체를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국의 타이어 교체도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타이어 교체 주기는 4~5년 정도인데, 2008년 이후 중국에서 자동차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승용차 판매량은 2008년 676만대에서 1033만대(2009년) → 1390만대(2010) → 1449만대 (2011년) → 1552만대(2012년)로 꾸준히 늘었다.



▷ 자회사도 중요...전망은?

동아타이어의 자회사도 실적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 중 하나다. 동아타이어는 8개의 종속회사를 두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지분가치(장부가액 기준)만 1557억원으로 자산 대비 21% 규모다. 이 중 동아타이어의 지분법 순이익에 크게 기여하는 업체는 디티알, 동아전지, 동아윤태유한공사로 압축된다. 세 회사 모두 동아타이어가 지분 100%씩 보유하고 있다.

디티알은 자동차 방진 부품을 만드는 업체로 지난 2004년 설립됐으며, 동아전지는 자동차 축전지 전문 회사로 2005년 출범했다. 둘 다 사업다각화 및 경영합리화를 위해 동아타이어로부터 물적 분할된 업체다. 1995년에 설립된 동아윤태공사는 중국에 위치한 자동차 타이어 회사다.

자회사 세 곳은 2009년 이후 실적이 한 단계 레벨업됐다. 세 회사의 합산 순이익은 2009년 47억원 규모에 불과했으나, 2010년 228억원으로 5배 가까이 불어난 뒤, 이후엔 꾸준히 2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경기침체 이후 자동차 업황이 회복세로 돌아섰고, 신규 자회사가 안정궤도로 들어선 결과다. 지난해 합산 순이익은 217억원으로, 동아타이어 지배지분 연결순이익의 37%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4월 2일 하나대투증권은 동아타이어의 자회사 디티알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크라이슬러, 포드, GM, VW, 아우디 등 주요 고객사로부터 2015년까지 수주가 확보된 상태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2017년까지 매출액이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동아타이어와 동아전지가 함께 추진하는 배터리사업도 올해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디티알은 올 1분기 30억3600만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동아전지는 6억5300만원, 동아윤태공사는 8억700만원의 순이익를 냈다.

▷ 밸류에이션 매력은?...큰손 행보 엇갈려

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을 반영한 동아타이어의 주가수익배수(PER)는 8.3배다. 이는 과거 5년 평균치인 4.8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8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다.

한편, 동아타이어에 대한 큰손들의 행보는 엇갈리고 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가치투자 자문사로 유명한 VIP투자자문(대표 최준철, 김민국)은 동아타이어 지분을 5.48% 확보했다고 지난달 21일 신규 보고했다. 지난달 17일 보유 지분율 5%를 넘기면서 대량보유 상황보고 의무가 발생했고, 이후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1만8000원 대에 주식 8만6000주 가량을 추가로 사들였다.

반면 회사 내부자는 주식을 팔고 있다. 비등기임원인 최세환 상무는 보유 주식 4만7900주(지분율 0.2%)를 지난 5월말부터 이달 초까지 전량 매도했다. 처분단가는 1만8500원에서 1만9500원 사이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는 회사 임원인 김종영 씨가 보유 주식 4만7981주를 전량 장내 처분했다.

▷ 피오트로스키 점수 9점 '만점'

아이투자에서 개발한 피오트로스키 점수판에 따르면 동아타이어의 올 1분기 피오트로스키 점수는 9점 만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점 오른 것이다. 항목별로는 수익성, 안전성, 효율성 부문에서 각각 1점씩 추가로 취득했다.

피오트로스키 점수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경제학과의 조셉 피오트로스키 교수가 개발한 종목 평가 방법이다. 기업의 수익성, 안전성, 효율성을 9가지 항목으로 나눠 각각 1점씩 9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재무적으로 허약한 기업을 골라내는 데 효과적이며, 실적 개선 및 턴어라운드 기업을 찾는 데 유용하다. 일반적으로 8~9점을 받으면 우량한 기업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