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대한제당, 신영자산 vs 트러스톤...승자는?

대한제당을 놓고 두 운용사가 다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대한제당 지분을 1.25%P 축소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이로써 보유 지분율은 6.26%에서 5.01%로 줄었다. 처분단가는 2만6000원에서 3만7000원 사이다. 반면 신영자산운용은 대한제당 지분 1.16%P를 추가로 매입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보유 지분율은 8.23%에서 9.39%로 확대됐으며, 취득단가는 3만1000원에서 3만7000원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대한제당의 부진한 1분기 실적을 주목함과 동시에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실적 발표 전부터 대한제당의 1분기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초 주요 제품인 설탕 가격을 4~6% 가량 인하했고, 사료 값 인상이 억제된 탓이다. 실제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28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9억8800만원으로 5% 줄었다.

그럼에도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대한제당은 1년 전 주가가 2만원 초반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9월 2만5000원 선을 넘어섰고, 지난 4월엔 3만원 선까지 돌파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2011년 주가가 2만원 초중반이었던 시기에 대한제당 지분을 집중적으로 사들였기 때문에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있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신영자산운용은 대한제당의 실적 개선 가능성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제품가를 인하했지만, 주요 원재료인 원당 값이 더 빠르게 하락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에 따르면 2011년 말 파운드당 32센트였던 설탕 선물 가격은 지난해 19센트 수준까지 하락했고, 현재는 16센트 수준에 머물고 있다. ICE에서 발표하는 국제 설탕 가격은 회사 제품이 아닌 원당 가격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따라서 관련업체들의 원가율 추이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옥수수 가격이 강세를 멈춘 점도 긍정적이다. 대한제당은 제당 사업(매출 비중 46%) 뿐만 아니라 배합사료 제조(33%)도 함께 하고 있어 주요 원재료인 옥수수 값이 내리면 수익성 개선에 유리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T)에 따르면 옥수수 선물 가격은 지난해 8월 부셸당 8달러 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었다. 미국에서 발생한 극심한 가뭄으로 옥수수 수확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엔 재고량이 증가하면서 6.5달러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다.



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1분기 실적 포함)을 반영한 대한제당의 주가수익배수(PER)는 9.2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55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다.

한편 대한제당은 지난 4월 30일 중국에 3사 합작을 통해 프리미엄 설탕가공시설을 세운다고 공시했다. 합작사는 일본의 스미모토사와 홍콩의 타이쿠 슈가사다. 지분비율은 대한제당과 스미모토사가 각각 33%, 타이쿠 슈가사가 34%다. 투자예정지는 중국 광동성이다.

합작사를 설립하게 된 배경은 중국이 경제성장에 따라 식생활 개선으로 고급 설탕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합작 3사는 중국 내 고급 이유식, 의약품, 식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