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분석] 이익과 주가가 거꾸로인 기업은?

[아이투자 이래학] 지난해 실적 발표가 마감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어떤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을지 분주하다. 실적은 개선됐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한 종목이라면 좋은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 이에 아이투자에서는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2010년보다 늘었지만, 주가는 52주 최고가 대비 하락한 종목을 찾아봤다.

이익의 규모를 고려해 2년 연속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100억원 이상인 종목으로 골랐다. 또한 일회성 이익으로 순이익이 증가한 기업은 제외했다. 재무 안전성을 고려해 아이투자가 개발한 주식MRI 분석 항목 중 재무 안전성 점수가 2점 이하인 종목은 제외했다. 이와 함께 주가가 52주 최고가 대비 20% 이상 하락한 종목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순위는 순이익 증가율과 주가 하락률을 반영해 선정했다. 2010년 대비 순이익 증가율에서 주가 하락률을 합산해 높은 순서대로 나열한 방식이다. 그 결과 화천기공이 115%로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케이피케미칼, 금호석유, S-Oil, 포스코켐텍, 현대위아, 삼영화학, 영원무역, OCI, 대창단조가 10위권에 들었다.

◆ 1위, 화천기계···큰 손 대량 ‘보유’

화천기공은 공작기계 시장의 23%를 점유하고 있는 이 분야 3위 업체다. 주력 제품은 CNC선반과 머시닝 센터로 매출액의 80% 차지한다. 계열사로 화천기계(33.2%), 서암기계(42.9%), 에프앤가이드를 두고 있다.

공작기계란 기계를 가공하는 기계로 수요는 자동차·IT 등 전방산업의 설비투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해 화천기공의 실적이 개선된 것도 전방업체들의 설비투자 증가로 신규 수주가 증가한 덕분이다. 매출액은 2413억원으로 2010년보다 5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7% 늘어난 249억원, 자회사의 이익을 반영한 순이익은 270억원으로 83% 증가했다.

한편 화천기공은 큰손들의 공통보유 종목이기도 하다. 최근 공시일 기준 외국계 투자회사 피델리티 펀드(FID LOW PRICED STOCK FUND)는 화천기공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신영자산운용도 이 회사 지분 14.43%를 갖고 있다.

◆ 2위, 케이피케미칼···PET시장 ‘넘버원’

케이피케미칼은 호남석유가 지분 51.8%를 보유한 화학소재 업체다. 화학섬유와 페트병의 원료로 사용되는 파라자일렌(PX),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등의 소재를 생산한다. 케이피케미칼은 생산물량의 85%를 중국과 러시아, 미국, 유럽 등으로 수출한다.

케이피케미칼의 실적은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경제권의 부상과 함께 급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조1383억원으로 2010년보다 2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3% 늘어난 2930억원, 자회사의 이익을 반영한 순이익은 2904억원으로 56% 증가했다. 다만,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제품 마진이 악화되면서 4분기에는 순손실을 거둬 적자 전환했다.

증권가는 올해를 기점으로 주요 제품 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케이피케미칼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올해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3위, 금호석유···합성수지 부문 12만톤 ‘증설’

금호석유는 합성고무·합성수지·정밀화학 사업을 하는 업체다. 매출액 비중이 가장 큰 합성고무(67%)는 타이어, 신발의 원재료로 사용된다. 금호석유는 국내 합성고무 시장의 52%를 점유하고 있는 독과점업체다.

금호석유는 자동차, 타이어, 가전 등 전방산업의 성장으로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여수고무제2공장 완공에 따른 생산능력 확대도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5조2921억원으로 2010년보다 3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1% 늘어난 6235억원, 자회사의 이익을 반영한 지배지분 순이익은 60% 증가한 5056억원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 비수기 영향으로 수요 감소, 일회성비용 발생, 원재료 투입단가 상승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금호석유의 1분기 실적은 지난해 4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정기보수 완료로 합성고무 부문 가동률이 상승할 것이며, 합성수지 및 페놀제품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 4위, 포스코켐텍···포스코 업고 ‘전진’

포스코켐텍은 포스코가 지분 60%를 가진 자회사다. 포스코에 철강생산에 필요한 내화물과 생석회를 공급하고, 고로, 전로 등 로 시공과 정비가 주력 사업이다. 여기에 포스코에서 광양과 포항제철소 화성공장 운영 및 부산물 판매권을 넘겨받아 석탄화학 사업에도 진출했다.

광양과 포항제철소 화성공장 매출이 2011년 온기에 반영돼 실적이 개선됐다. 광양제철소는 2010년 8월, 포항제철소는 2011년 2월 각각 사업권이 포스코켐텍으로 이관됐다. 이 밖에 조강생산량 증가로 내화물과 생석회 매출이 늘어난 것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1866억원으로 2010년보다 5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8% 늘어난 1171억원, 자회사의 이익을 반영한 지배지분 순이익은 61% 증가한 918억원이다.

한편 포스코켐텍은 큰손들의 공통 보유 종목이기도 하다. 최근 공시일 기준 국민연금공단은 포스코켐텍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9일에는 트러스톤자산운용도 포스코켐텍 지분 5.16%를 갖고 있다고 공시했다.

◆ 5위, S-Oil···고유가 지속 수혜

S-Oil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지분 35%를 보유한 정유업체다. 정유·윤활유·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매출액 비중은 정유부문이 81%로 압도적이다.

S-Oil은 지난해 국제 원유가격 상승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주력 제품인 휘발유 가격은 25%~30%, 경유 가격은 27%~35%가량 올랐다. 지난해 매출액은 2010년보다 56% 증가한 31조9138억원이다. 영업이익은 90% 늘어난 1조6386억원, 자회사의 이익을 반영한 지배지분 순이익은 1조1910억원으로 68% 증가했다.

올해 1분기 S-Oil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고유가가 지속으로 매출액 증가가 예상되지만, 수요 감소로 정제마진이 축소될 것이라고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