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대한해운, 외인·기관 동반 매수..'눈길'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대한해운을 동반 순매수 중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12일 오후 1시 32분 현재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1.6% 내린 2만3700원에 거래 중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7.11~8.11) 외국인은 이 회사 주식 4만7500여주(지분 0.2%)를, 기관은 약 36만5000주(1.5%)를 각각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앞선 3개월간 54만주(2.2%)를 매도한 후 매수로 전환했고, 기관은 앞선 3개월 동안 24만3200여주(1.0%)를 사들인 데 이어 매수 기조를 지속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사자'에 나선 가운데 대한해운의 실적이 최근 증가세를 보인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 1분기 대한해운의 연결 실적은 매출액이 14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늘고, 영업이익이 34% 증가한 329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지배)은 10% 늘어난 152억원이다. 매출액은 최근 4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은 2개 분기 연속으로 각각 전년 동기비 증가세를 지속했다. 이 회사는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해운 시황 악화로 대한해운은 지난 2011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2013년 SM그룹(삼라마이더스)의 티케이케미칼 컨소시엄에 인수됐고, 같은해 11월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삼라마이더스에 인수된 후 대한해운은 사업 안정성이 높은 전용선 사업에 집중했고, 덕분에 실적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분기 전용선 비중은 79%, 부정기선 비중은 21%를 각각 기록했다.

내년(2016년)과 내후년(2017년)엔 외형 성장이 전망된다. 한국남부발전과의 유연탄 공급 계약, 에스엔엔씨와의 니켈 공급 계약, GS동해전력과의 유연탄 계약이 매출에 반영되기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2017년 한국가스공사의 LNG(액화천연가스) 수송에 2척이 신규로 투입될 예정이다.

확정 건 이외에 신규 계약이 추가될 지도 관심을 두고 지켜볼 부분이다. 내년과 내후년 만기가 돌아오는 한국전력 발전자회사들의 장기운송계약 건수는 총 9건(2016년 3건, 2017년 6건)이다. 9건 가운데 해외선사와의 계약이 3건, 법정관리나 자본잠식에 들어간 선사와의 계약이 4건으로 총 7건이다. 해당 7건에 대해선 한국전력 발전자회사들이 국적선사와 신규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

실적 회복과 더불어 재무안전성도 개선 중이다. 차입금 감소와 차입금의 재금융(Re-finacing)으로 대한해운의 이자비용은 지난 2013년 1270억원에서 올 1분기 연환산(최근 12개월 합산) 기준 514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재무제표에 기록되지 않은 우발채무는 투자자가 유의할 부분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화물 운송계약 분쟁과 관련해 해외에서 소송 또는 중재 중인 사건 가운데 대한해운 연결실체의 피청구금액은 4323만 달러(514억원, 현재 환율 기준)이고, 대한해운의 청구금액은 1억7491만 달러(2081억원)이다. 국내에서 소송 또는 중재 중인 사건 중 대한해운의 피청구금액은 117억원, 청구금액은 13억9200만원이다.

국내외 금액을 합산한 순청구금액(청구금액 - 피청구금액)은 1463억원으로 청구금액이 더 많다. 하지만 재판 결과에 배상금액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이같은 상황을 대비해 실제로 대한해운은 2934만달러(349억원)을 충당부채로 연결 재무상태표에 반영한 상태다. 총 피청구금액은 632억으로 관련 소송 또는 중재에서 모두 패소한다면 대한해운은 향후 283억원('15년 1분기 말 자본총계의 5.5%)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할 수 있다.

1분기 연환산 실적 기준 이 회사의 현재 주가수익배수(PER)는 8배이다. 현재 주가순자산배수(PBR)와 최근 자기자본이익률은 각각 1.14배와 14.3%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