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데이비드 윌리엄스의 '동일금속'

"구조조정 중인 저평가 기업을 찾아라"

데이비드 윌리엄스는 '엑셀시어 밸류 앤 리스트럭처링'(Excelsior Value and Restructuring)이란 펀드를 운용한 투자 대가다. '더욱 더 높이'를 의미하는 '엑셀시어'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이 펀드는 가치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 중인 회사들을 찾아 투자한다. 특히 장기적으로 이익을 개선시킬 수 있는 무언가가 진행되고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

윌리엄스는 회사가 구조조정으로 실적이 좋아지더라도 가격이 싸지 않으면 매수하지 않았다. 가치투자자의 시각으로 봤을 때 기업이 싸게 거래돼야 구조조정 이후 주가가 더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판단했다.

'동일금속', 윌리엄스의 조건 부합

윌리엄스의 저평가 판단 기준은 주가수익배수(PER)가 15배 미만이고, 주가순자산배수(PBR)가 1.2배 미만인 기업이다. 동일금속은 윌리엄스의 투자 요건을 만족하는 기업 중 하나다. 지난 4분기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실적으로 구한 주가수익배수(PER)는 8.0배로 15배 이하이며, 주가순자산배수(PBR)가 0.63배로 기준인 1.2배보다 낮다.

동일금속은 굴삭기나 크레인 등 대형 중장비 부품 제조업체다. 주요 제품은 크롤러크레인 트랙슈, 굴삭기용 하부부품, 굴삭기용 트랙슈 등이다. 지난 3분기 누적 매출비중은 크롤러크레인 트랙슈 56%, 굴삭기용 하부부품 36%, 굴삭기용 트랙슈가 5%다.



크롤러 크레인은 토목, 건설, 조선, 발전소 건립 등에 주로 사용되는 장비로 중량물의 이동과 안착에 사용된다. 트랙슈는 무한궤도(캐터필러)를 구성하는 부품으로 지면과 맞닿아 추진력을 발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미국, 일본, 독일이 크롤러 크레인 주요 생산국이며, 동일금속의 세계 크롤러크레인 부품시장(중국 제외) 점유율은 57%다. 굴삭기 역시 토목, 건설에서 주로 사용되는 장비로,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 볼보건설기계 코리아, 두산인프라코어가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다. 동일금속은 굴삭기 하부부품을 2009년부터 현대중공업에 납품했으며, 국내시장 점유율은 30% 초반이다.

동일금속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733억원을 전년대비 16%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4% 급감한 1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매출이 부진했다. 해외 매출은 9% 감소한 반면, 국내 매출은 28% 감소했다. 세계 건설 중장비의 주요 시장인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국내 건설중장비 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까닭이다. 여기에 엔화 약세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원/엔 평균환율은 ‘13년 100엔당 1022원에서 지난해 925원으로 하락했다.

다만 지난 4분기엔 개선된 실적을 거둬 눈길을 끈다. 지난 4분기 연결 매출액은 18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00% 급증한 10억원을 기록했다. 수출이 증가한 덕으로 풀이된다. 지난 4분기 해외 매출은 44% 증가한 135억원을 기록한 반면, 국내 매출은 41% 감소했다.

동일금속은 지난 1월 신규시설투자 공시를 낸 바 있다. 투자 목적은 공장매입을 통한 생산능력 증대다. 투자금액은 79억원으로 자기자본의 8.3%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투자기간은 지난 1월5일부터 올 3월 31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