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에도 외려 PER 내려간 9개 종목은?

"저평가주의 주가상승 현상 주목 필요"

올 하반기 들어 주가가 제법 오른 가치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주가가 올랐음에도 실적이 좋아 PER은 오히려 내려간 종목은?

9일 가치투자 포털 아이투자(www.itooza.com)의 분석에 따르면 올 6월 30일 기준 PER 10배 미만, PBR 1배 미만인 시가총액 1000억 이상 종목 174개 가운데 주가가 상승한 종목(9월 8일 종가 기준)은 46개로 집계됐다.

하반기 들어 주가가 상승한 46개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기업은 유니드였다. 6월 30일 7만7600원이던 주가는 9월 8일 14만1000원으로 82%나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4.1% 하락하고, 코스닥은 0.7% 상승에 그친 것에 비하면 회사 가치 전면 재평가 과정에 돌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주가 흐름이다.

기초 무기화학 소재 기업인 유니드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대비 75% 급증한 554억원을 발표한 바 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다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초과한 실적을 거두면서 주가 역시 급등 추세를 보였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포집 시장이 커짐에 따라 이 분야 세계 1위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유니드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도 향후 주가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익이 워낙 잘 나다 보니 주가가 2배 가까이 뛰었음에도 PER은 7.1배(6월30일)에서 7.2배(9월8일)로 거의 같은 수준인 점도 눈에 띈다.

유니드 다음으로 주가가 많이 오른 기업은 메리츠금융지주였다. 6월30일 2만1200원에서 9월8일 3만6500원으로 72% 상승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하반기 들어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해 성공했고, 500억 자사주 매입도 결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배당 축소 성향의 기업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급락했지만 자사주 매입 결정으로 반전에 성공한 모습이다.

SIMPAC과 NPC는 50%대 주가상승률로 3~4위에 마크됐다. 합금철 생산 기업인 SIMPAC은 지난 2분기 좋은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끌었고, 플라스틱 사출 기업인 NPC는 메타버스 관련주인 맥스트의 보유지분이 부각되며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이 밖에 휴스틸과 KCC는 하반기 30%대의 주가상승률을 기록 중이고 무학, 아세아, KCC글라스, 사조대림, 황금에스티, 삼양홀딩스, 계룡건설, 메리츠증권, KCC건설, 한화, 영풍, 디티알오토모티브, DB손해보험, 애경유화 등은 10~20%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주가 상승분보다 2분기 순이익 증가 폭이 더 가팔라 PER이 오히려 하락한 종목으로는 휴스틸, 아세아, 사조대림, 삼양홀딩스, 계룡건설, KCC건설, 한화, 디티알오토모티브, 애경유화 등 9개 종목이 이름을 올렸다.

아이투자 김경수 연구원은 "저평가주의 주가 상승은 실적이 뒷받침될 경우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늘 관심을 가져야 할 현상"이라며 "특히 이익 성장 덕분에 주가 상승에도 PER이 내려갔다면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