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송원산업, 3분기 제품가 인상 발표.. 주가 7% 급등

유가 급등에 몸살을 앓던 송원산업이 3분기부터 제품 가격을 15% 인상한다. 상반기까진 다소 아쉬운 성적이 예상되나 이번 결정으로 3분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송원산업은 지난 6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폴리머 안정제 제품군 가격을 15% 이상한다고 발표했다. 인상된 가격은 7월 1일부터 적용되고, 기존 계약분은 계약 조건에 따라 인상할 방침이다. 업계는 타이트한 수급이 가격 인상에 뒷받침됐다며 업황이 여전히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송원산업은 독일 BASF에 이어 세계 2위 산화방지제(플라스틱안정제) 제조사다. 이는 폴리머 안정제의 일종으로 합성수지에 일어나는 산화 작용을 막는다. 전체 매출액 중 약 70%를 차지하며, LG화학과 금호P&B에서 주 원료인 페놀을 구입한다.



페놀 가격은 석유화학제품 특성 상 유가 등락에 연동되는데, 최근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송원산업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2~2013년 KG당 1.6달러에 매입한 페놀은 2014년 이후 유가가 급락하자 1달러로 떨어졌다. 그러나 2017년 유가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평균 매입 가격도 1.4달러로 올랐고, 올해 1분기엔 그보다 더 높은 1.5달러에 형성됐다.



지난해 페놀 가격 상승에 맞춰 송원산업은 4월, 12월 두 차례 제품가 인상을 발표했다. 4월에는 폴리머 안정제 제품군 가격을 10% 올렸고 12월엔 산화방지제 5~10%, 자외선 흡수제와 티오에스테르 5~15%를 각각 인상했다. 일반적으로 원재료 가격은 약 3개월 간 시차를 두고 제품가에 반영된다.

가격 인상으로 매출은 성장을 지속한 반면 이익은 기대에 못미쳤다. 2017년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7249억원, 영업이익은 29% 줄어든 545억원이다. 올해 1분기엔 매출액,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보다 9%, 18% 증가했으나 컨센서스는 9%, 15%씩 하회했다.

제품가 인상 속도에 비해 원재료 가격 상승 속도가 더욱 빨랐던 영향이다. 게다가 환율 또한 비우호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송원산업은 52개 국가에 유통망을 갖춰, 매출액의 약 70%가 해외 분이다. 수출이 많은 구조상 환율 상승은 송원산업 매출 증가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지난해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4월에는 원/달러 환율이 약 3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탓에 2분기도 뚜렷한 이익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KB증권 장윤수 연구원은 지난 4월 송원산업 2분기 영업이익을 213억원(전년 동기비 +15%)으로 전망했으나, 6월 22일 182억원(-2%)으로 눈높이를 낮췄다. 견조한 판가에도 불구하고 원재료 가격 상승과 원화 강세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3분기 판가 인상으로 수익성이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가는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8월물 서부 텍사스유(WTI)는 74.15달러로 3년 7개월 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은 6월 한 달간 4.1% 오르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장윤수 연구원은 "판가 인상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의 부정적 영향은 상쇄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환율도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어 3분기부터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그가 전망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5% 늘어난 239억원이다.

◆ 제품가 인상에 주가 7% 급등.. 외국인 돌아오나?

판가 인상 소식과 함께 2일 송원산업 주가가 강세다. 오후 2시 10분 현재 전일 대비 7.6% 급등한 2만4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부터 상승을 이어가 오전 11시 20분 12.6%까지 오르기도 했다.

송원산업 주가는 지난 4월 19일 사상 최고가인 3만2000원에 도달한 이후 내리 하락했다. 최고가와 비교하면 전일(29일) 종가는 28% 낮은 수준이다. 해당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68만1707주(발행주식수의 2.84%)를 순매도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 시각 주가 급등과 함께 외국계 창구로 약 6만6500주 순매수가 집계됐다.

현재 주가에 1분기 연환산 실적을 반영한 PER(주가수익배수)은 14.1배, PBR(주가순자산배수)은 1.41배다. ROE(자기자본이익률)은 10%다. 장윤수 연구원의 2018년 예상 순이익(약 510억원)을 반영한 PER은 11.6배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