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AI(인공지능) 스피커의 시대다. 국내 3대 이동통신사를 비롯해 각종 포털업체들이 상호 협력을 통해 AI스피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수혜주를 찾는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국내 최초로 AI스피커를 출시한 기업은 SK텔레콤이다. 지난해 9월 '누구(NUGU)'를 출시한 이후 올해 8월에는 휴대용 버전인 '누구미니'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의 뒤를 이어 KT, NAVER, 카카오 등 관련 기술을 갖춘 기업들이 잇따라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18일에는 LG유플러스가 NAVER의 AI스피커 '프렌즈'에 자사 기술을 접목한 '프렌즈+'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경쟁사에 비해 한 발 늦은 대신 앞서 시장에 진출한 NAVER와 협력하는 전략을 택했다. NAVER는 지난 8월 첫 AI스피커인 '웨이브'를 출시했으며 업계에 따르면 판매 35분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이후 10월에는 소형 AI스피커인 '프렌즈'를 내놔 SK텔레콤의 누구미니, 카카오의 카카오미니와 경쟁하고 있다.
이들의 불꽃 튀는 경쟁 속에서 음원과 부품 등을 공급하는 다양한 업체들이 수혜를 입고 있다. 음원서비스 멜론을 보유한 로엔은 최대주주인 카카오(76%, 지분율)와 SK텔레콤의 AI스피커에 음원을 제공한다. 로엔의 구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은 지분 매각 이후에도 로엔과의 제휴를 오랜 기간 지속 중이다.
로엔의 경쟁사인 지니뮤직도 최대주주 KT(42%, 지분율)의 AI스피커 기가지니에 음원서비스를 공급한다. 또한 2대주주인 LG유플러스(15%)의 신제품 프렌즈+에도 음원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기기 측면에서는 가온미디어와 인포마크가 빼놓을 수 없는 수혜주로 꼽힌다. KT가 출시한 기가지니는 AI스피커에 셋톱박스를 내장한 일체형 제품으로, 국내 유일의 AI셋톱박스 제조업체인 가온미디어가 독점 공급 중이다. 또한 모바일 라우터 전문업체인 인포마크는 올 하반기부터 NAVER의 프렌즈 스피커를 ODM 방식으로 생산한다. 하반기에 체결한 스피커 관련 계약금만 총 73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을 16% 상회했다.
▷ AI스피커 관련株 실적 전망은?
앞서 언급한 종목들의 올해 실적은 대체로 전년 대비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국내 AI스피커 시장은 이제 막 개화하기 시작한 만큼 아직 매출액에서 해당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 편이다.
올해 가장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은 카카오다. 증권가는 올해 카카오가 1조9648억원(전년 대비 +34%)의 매출액과 1854억원(+60%)의 영업이익을 거둘 거라 내다봤다. 또한, 광고매출 성장과 게임사업 확대에 힘입어 내년에는 매출액이 2조원을 돌파하는 등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인포마크는 아직 AI스피커 관련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아 올해 다소 부진한 성적이 예상된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 감소한 521억원이다. 영업손실은 13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22억원에서 적자전환할 전망이다. 다만, AI스피커 매출이 온기로 반영되는 2018년엔 731억원(+40%)의 매출액과 73억원(흑자전환)의 영업이익으로 반등할거라 기대됐다.
KB증권의 김철영 연구원은 인포마크에 대해 "올해는 기존 사업이 부진했으나 2018년엔 인공지능 스피커 매출이 본격 반영되면서 실적의 빠른 회복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의 고성장에 따른 매출처 다각화로 주가 또한 재평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미 해외 AI스피커 시장에서는 아마존과 구글을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AI스피커 시장이 2020년까지 연평균 37% 성장할거라 전망하며, 국내에서도 대형 ICT업체와 가전통신업체를 중심으로 중장기적인 고성장이 이뤄질거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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