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족보] 원가절감 성공..'불황형 흑자' 20선

3분기에도 매출 정체가 많은 기업에서 발견된다. 지난 14일까지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1737개의 기업 중 신규상장 등의 이유로 이번 3분기와 작년 3분기의 매출액이 집계되지 않은 72개 기업을 제외한 1665개 기업 중 49.7%는 매출이 줄거나 제자리걸음을 했다. 상장사 10곳 중 5곳은 매출 정체 또는 후퇴를 겪은 셈이다.

불경기로 매출을 늘리기 쉽지 않은 가운데, 비용 절감을 통해 이익성장을 이룬 기업들이 눈길을 끈다. 이른바 '불황형 흑자'를 이뤄낸 회사다.

이런 기업을 찾기 위해 지난 14일까지 올해 3분기 실적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기업 가운데 매출액 증감률이 -5% ~ 5% 이내인 기업들을 우선 골랐다. 그런 다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한 기업으로 압축했다. 규모가 너무 적으면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우 높게 나타날 수 있어 증가율 계산의 기준이 되는 영업이익의 절대 규모를 25억원 이상으로 제한했다.

또한 재무안전성 등을 고려하기 위해 아이투자 자체개발 지표인 주식MRI점수 15점 미만인 종목은 제외했다. 불황을 견디기 위한 기초체력도 어느 정도 검증하기 위함이다.

위 기준으로 걸러진 기업을 3분기 영업이익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높은 순으로 추린 결과 삼양통상, 남양유업, 영풍 등이 상위 20선에 포함됐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삼양통상이다. 삼양통상은 가죽을 수입·가공해 피혁원단을 제조 ·판매하는 업체다. 올해 3분기 매출액은 4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가량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은 192% 늘어난 8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율은 91%에서 79%로 12%p 감소해 수익성이 개선됐다. 최근 삼양통상은 원재료인 원피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 개선세를 이어온바 있다.

삼양통상은 매출원가율 개선으로 영업이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11.9%p 오른 17.9%가 돼 20개 기업 중 영업이익률이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남양유업, 한국알콜, 현대산업, KG케미칼, 디피씨는 전분기에 이어 연속으로 리스트에 올라 눈에 띈다. 특히 한국알콜과 현대산업은 지난 1분기부터 연속으로 리스트에 올랐다(관련기사 ▷[2Q 족보] 원가절감 성공..'불황형 흑자' 20선). 아이투자는 불황형 흑자가 이어지는 점을 고려해, 1분기부터 매 분기 같은 취지의 리스트를 제공 중이다.

매출 증가 없는 영업익 증가는 오래 지속되긴 어렵다. 비용절감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익성이 개선된 기업들이 매출증가까지 이룬다면 위 리스트에 소개된 기업들의 이익 성장이 다른 기업에 비해 빠를 수 있다. 불황에도 나름의 방법으로 이익을 늘려가는 기업들을 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