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퍼킨스의 '탑금속'

퍼킨스 "재무적으로 건전한 소형주를 사라"

버거 스몰캡 펀드의 매니저 로버트 퍼킨스는 소형주 투자의 대가로 유명하다. 그는 친구들과 선별된 고객을 위한 작은 포트폴리오를 3500만 달러의 뮤추얼 펀드(유가증권 투자 목적의 투자회사)로 성장시켰다.

퍼킨스는 신문에 나온 신저가 리스트에서 유망기업을 찾는다. 그는 악재로 인해 회사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재무 건전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 이들 중 장부가치보다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거나, 장부가치보다 약간 비싼 회사를 주로 매입한다.

퍼킨스는 부채가 없고 현금이 많은 소형회사를 선호한다. 모든 사람이 찾는 대형주보다는 관심에서 멀어진 소형주에 더 많은 가치가 내재돼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재무적 건전성을 갖춘 회사들은 기대만큼 빨리 회복되지 않아도 재무안전성이 주가 하락에 안전판이 된다고 생각한다.

탑금속, 퍼킨스의 종목 선정 기준 '만족'

탑금속은 퍼킨스의 종목 선정 기준을 만족하는 국내 상장사 중 하나다. 전일(17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476억원으로 2000억원 미만이다.

올해 3분기 연환산 실적(최근 4분기 합산)과 전일 종가로 계산한 이 회사 주가수익배수(PER)는 9.8배다. 자동차부품 업종 평균인 10배보다 낮다. 종속기업을 보유한 상장사의 순이익은 연결 지배지분 기준이다.

3분기 말 기준 탑금속의 부채비율은 60%이다. 퍼킨스의 재무건전성 기준(150% 미만)을 통과했다.

탑금속은 지난 1987년 설립돼 201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에 쓰이는 프레스금형과 사출금형, 건설기계(굴삭기 등) 부품인 운전석을 만든다. 종속회사로 삼화탑금속기차부건유한공사(이하 '삼하탑금속')와 서연탑메탈멕시코(이하 '서연탑메탈')를 보유 중이다. 지분율은 각각 100%와 80%이다.

삼화탑금속은 베이징현대에 자동차 내장재를 납품 중이고, 서연탑금속은 내년 2분기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이 완공되면 자동차 내장재 공급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탑금속의 연결 기준 매출비중은 금형 39%, 자동차 내장재 35%, 건설기계 운전석 24%이다.

올 들어 탑금속의 실적은 부진세를 지속했다. 지난 3분기 연결 실적은 매출액이 3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줄고, 영업이익이 77% 급감해 7억3800만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지배지분)은 94% 축소된 1억4900만원이다.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198억원과 4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10%와 64% 감소한 상태이다.

프레스 금형과 건설기계 운전석, 자동차 내장재 부품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프레스 금형과 건설기계 운전석이 226억원과 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씩 감소했다. 자동차 내장재 매출액은 15% 감소한 418억원을 기록했다. 



향후 탑금속의 연결 실적 개선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삼하탑금속이, 장기적으로 서연탑메탈이 각각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중국의 신차 판매는 220만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것으로, 지난 2년래 최고 증가율이다. 중국 정부가 10월부터 실시한 소형차(1600cc 인하) 취득세 인하가 판매량 증가에 힘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자동차 수요 회복이 베이징현대와 삼하탑금속을 포함한 협력사 실적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지 관심을 두고 지켜볼 부분이다.

내년 2분기 이후엔 서연탑메탈 실적이 탑금속 연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탑금속은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 건설에 발맞춰 서연탑메탈을 설립했다. 기아차 현지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30만대이다.

멕시코는 내수 시장 규모가 100만대에 이르는 데다 북미 및 중남미 40여개국과 FTA(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어 무관세 수출이 가능하다. 인건비는 미국보다 20% 가량 싼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기아차와 협력사에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지 주목된다. 

멕시코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 11월 멕시코 시장에서 2247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달(1829대)보다 약 23% 늘어난 수치다. 기아차 멕시코 판매량은 지난 7월 이후 매월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