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길리건의 '금화피에스시'

길리건 "기업가치의 추세로 매수 시점을 파악해라"

제임스 길리건은 기업가치의 추세를 파악하는 투자 대가다. 길리건은 밴 캠펜 인베스트먼츠의 주식 운용팀과 60억달러에 이르는 펀드 자산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길리건은 회사를 매 분기 지켜보며 수익을 검사한 후 기업가치의 추세가 바뀌는 굴절 시점에 주식을 매입한다. 지난 분기에 회사의 매출이 10% 줄었는데 이번 분기에 매출이 2% 감소했다면 길리건에게는 그 회사를 매수할 기회다.

길리건은 시장이 과거에 보아왔던 것들로만 주식의 가격을 매긴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무언가 좋은 일이 발생할 수 있는 회사의 추세를 찾을 수만 있다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그는 기업의 수익과 마진을 중요한 지표로 사용한다.

제임스 길리건의 선택 '금화피에스시'

제임스 길리건은 종목 선정 시 마진율과 재무 건전성에 중점을 둔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 이상이고,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며,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값이 양수(+)인 종목을 선호한다.

금화피에스시는 길리건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국내 상장사 중 하나이다. 올해 2분기 연환산 실적(최근 4분기 합산) 기준 ROE는 14.2%로 10% 이상이고,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값은 약 15억원으로 양수(+)를 기록했다. 2분기 말 부채비율은 18%로 100% 미만이다. ROE는 연결 지배지분 순이익과 자본총계로 계산했다. 이 회사는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금화피에스시는 발전정비와 플랜트 건설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지난 1995년 발전정비 시장의 민간 개방을 계기로 관련 시장에 진입했다. 발전정비는 전기, 기계 분야 등의 전문 인력이 발전소 설비가 원활히 가동되도록 관리하는 사업이다.

국내 전기 수요 증가, 정비 시장의 민간 개방 확대 등에 힘입어 금화피에스시의 실적은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었다. 하지만 지난 2013년을 기점으로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2분기 연환산 영업이익은 198억원으로 10년래 최대치를 기록한 2013년(257억원) 대비 23% 줄어든 상태이다. 



발전정비 매출의 정체와 건설 부문 비중 확대의 맞물림이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금화피에스시의 총 매출액은 올해 들어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영업이익률은 건설부문 매출과 매출비중이 확대되기 시작한 지난 2013년부터 하락세를 이미 시작했다.

발전정비와 비교해 건설사업은 원자재 조달 및 관리, 더 많은 인력 소요 등으로 수익성이 낮다. 실제로 건설부문 매출확대와 더불어 관련 인력(기술직 인력)이 증가세를 보이며 금화피에스시의 고정비 부담이 높아졌다.

금화피에스시의 기술직 직원수는 올해 2분기 말 329명으로 지난 2012년 말에 비해 5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정비직 직원수는 5% 느는 데 그쳤다. 기술직 직원수 증가의 영향으로 올해 2분기 연환산 종업원급여는 940억원으로 지난 2012년에 비해 108% 늘어난 상태이다.



금화피에스시의 실적 성장세가 꺾인 가운데 정부의 발전소 투자가 향후 성장 재개의 기반이 될 지 주목된다. 정부의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 따르면 2015~2029년까지 14년간 원자력발전소 13기, 석탄 발전소 20기, LNG 발전소 14기가 신규 건설될 전망이다. 발전소 추가 건설은 공사 물량 증가와 더불어 발전정비 시장 확대로 이어진다. 정부 계획대로 발전소 건설이 이뤄진다면, 금화피에스시를 비롯한 관련 업체의 중장기 실적에 우호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화피에스시는 지난 10년간 매년 배당을 했고,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주당배당금을 인상했다. 지난해 주당배당금은 900원으로 전년과 같다. 지난해 배당금과 전일 종가(4만1250원)로 계산한 시가배당률은 2.18%다.



금화피에스시의 전일 종가기준 주가수익배수(PER)는 12.8배이다. 과거 5년 평균인 8.6배보다 높다. 현재 주가순자산배수(PBR)와 최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1.81배와 14.2%이다. PBR은 과거 5년 평균인 1.51배보다 높은 반면 ROE는 5년 평균 18.4%에 비해 낮아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