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마틴 휘트먼의 '남화토건’

휘트먼 "순운전자본 대비 저평가 된 소형주를 사라"

마틴 휘트먼은 월가에서 벌처투자자로 유명하다. 벌처(vulture) 투자는 '남의 불행을 이용해 잇속을 챙기는 자'라는 뜻의 영어 단어인 벌처에서 알 수 있듯, 부실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정상화시킨 후 고가에 매각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휘트먼은 침체를 겪고 있는 기업의 주식을 싼값에 대량 매집해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했다.

또한, 휘트먼은 성장하는 소형주를 선호했다. 종목 선정시 시가총액 규모, 부채비율, 주당영업현금흐름비율(PCR), 시가총액 대비 순운전자본 규모 등을 고려했다. 그의 기준에 따르면 투자대상은 저렴하면서도 재무상태가 좋고 경영진이 주주의 관점에서 일하며 이해할 수 있는 회사여야 한다.

남화토건은 휘트먼의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 중 하나다. 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720억원으로 1000억원 미만인 소형주에 속하고,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14%로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100% 미만이다. 또한,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514억원으로 시총의 71%에 달해 휘트먼의 저평가 기준(순운전자본이 시총의 40% 이상)을 통과했다.

▷ 재무구조 안전한 건설업체

남화토건은 전남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건설업체로, 건축사업, 토목사업, 조경 및 전기공사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건축사업에는 국내외 주거용, 상업용, 공장건물 신축공사 등이 포함되고, 토목사업에는 국내외 항만, 교량, 도로, 매립, 철도공사 등이 있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건축공사 부문이 85%를 차지했고, 이어 토목공사가 12%의 비중을 보였다.

건설업은 발주자나 건설주로부터 주문을 받아 생산 활동에 착수하고, 구조물 또는 건축물 등을 완성하여 인도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때문에 건설업체의 매출은 수주를 어느 정도 했는지에 달려있다. 한 해에 신규로 수주한 내역이 매출액보다 크면 그만큼 기말수주잔고가 증가하고, 이는 다음해 매출로 이어진다. 생산시설과 사회기반시설 등을 담당하는 건설업의 특성상 경기에 따라 실적 영향이 크다.

남화토건의 신규수주액(연결 기준)은 2013년에 1000억원 이상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597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지난 1분기 기준 기말 수주잔고는 272억원이다.

남화토건은 올해 한 건의 계약을 공시했다. 지난 4월 24일 남화토건은 농업법인(유)예가람, 하나로산업개발과 예가람타워 신축공사를 계약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액은 160억원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의 16.81% 규모며, 계약기간은 지난 5월 11일부터 2016년 7월 10일까지다.



건설업체는 유동성위기를 종종 만나기도 한다. 대부분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공사기간이 길다보니 공사 진행과정에서 현금이 부족해지는 일을 겪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매출액, 당기순이익 등 실적이 좋다고 하더라도 현금이 부족해 부도를 맞는 경우가 가끔 발생한다.

남화토건은 유동성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지난 1분기 말 남화토건이 보유한 연결기준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장/단기차입금)은 436억원으로 전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의 61%에 달한다. 또한 지난 10년간 부채비율이 전반적으로 20% 미만을 유지해 재무상태도 안전한 편에 속한다.



지난 1분기 실적과 전일 종가를 반영한 남화토건의 연환산(최근 12개월 합산) 실적 기준 주가수익배수(PER)는 13.2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62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