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동양이엔피, 외국인에 내부자도 매수..배경은?

외국인 투자자가 동양이엔피를 순매수 중인 가운데 최근 내부자가 '사자' 대열에 가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오후 1시 50분 현재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3.6% 오른 1만2950원을 기록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대주주 친인척인 김기연 씨와 김도연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1주일 남짓되는 기간 동안 자사주식 12만2639주(총 발행주식의 1.6%)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총 매수금액은 14억6500만원, 평균 매수가는 현재 주가보다 약 8% 낮은 1만1952원이다. 최대주주 친인척, 임원 등 이 회사 내부자가 자사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지난 2012년 7월 이후 3년 만이다.

이에 앞서 외국인 투자자는 동양이엔피에 대해 '사자' 행보를 꾸준히 취해왔다.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12.8%에서 전일 16.6%로 올 들어 3.8%p 상승했다.

외국인과 내부자의 '사자'는 동양이엔피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진행된 것이다. 올해 1분기 이 회사의 별도 실적은 매출액이 8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고, 영업이익이 3% 감소한 65억원을 기록했다. 연결 지배지분 순이익은 29% 줄어든 32억원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년 대비 각각 24%와 21% 감소한 데 이어 부진 추세를 지속했다. 지난 2011년 이후 실적 성장의 동력이 됐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하자, 오히려 그 역풍을 맞은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6를 발판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계기로 갤럭시S6 판매량이 기대치에 밑돌았을 것이라는 추정이 우세해졌다.



최근 실적이 고전하고 있지만, 꾸준함과 자산가치의 관점에서 동양이엔피를 들여다보면 시각을 달리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4841억원으로 10년래 최고 매출액을 기록한 지난 2013년은 삼성전자 덕에 '특수를 누린 시기'로 볼 수 있다. 갤럭시S4와 갤럭시S3에 적용되는 고성능 충전기 개발로 올린 매출액만 1630억원에 달했다. 해당 특수의 실종으로 최근 실적이 부진한 상태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3698억원으로 삼성전자 특수가 있기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지난 10년간 매년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줄었지만 184억원으로 스마트폰 호황 덕을 본 2012~2013년을 제외하면 10년래 거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업황 변동이 큰 IT 산업에서 꾸준히 이익을 창출해 온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동양이엔피의 제품이 휴대폰뿐 아니라 TV와 프린터 등 다양한 기기에 적용되는 점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삼성전자 외에 휴맥스, 삼성SDI, 후지제록스 등으로 수요처가 분산된 점도 꾸준함에 도움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3일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휴맥스의 연결 매출액이 1조60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부진한 가운데 휴맥스의 매출 성장이 동양이엔피의 매출 방어에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동양이엔피는 전자제품의 전원공급장치를 만드는 회사다. 전원공급장치는 전기에너지를 안정되게 변환해 각종 전자제품에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다. 그 사용 방법에 따라 SMPS, 충전기, 파워써플라이, 아답터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며, 기술적으로 SMPS(Switching-Mode Power Supply)란 이름으로 통용된다.

이 회사는 현금성 여유자금이 풍부한 편이다. 올 1분기 말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총차입금)은 421억원으로 현재 시가총액의 약 42%에 해당한다.

동양이엔피는 지난 10년간 매년 배당을 했다. 주당 배당금은 지난 2008년부터 300원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배당금과 현재 주가로 계산한 시가배당률은 2.31%다.



1분기 연환산 실적(최근 12개월 합산) 기준 이 회사의 현재 주가수익배수(PER)는 11배다. 5년 평균인 6.6배를 웃돈다. 지난 1년간 주가가 12% 가량 내렸지만, 순이익 감소 폭이 컸던 영향으로 PER이 중장기 평균보다 높게 형성된 상태다.

현재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62배이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6%이다. 과거 5년 평균 PBR과 ROE는 각각 0.78배와 14%로 모두 현재 수준보다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