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윌리엄 밀러의 '블루콤'

"수익성이 뛰어난 평균 이상의 기업을 매수하라"

윌리엄 밀러는 레그 메이슨 밸류 트러스트(Legg Mason Value Trust)의 매니저로 1991년부터 매년 S&P 500(미국 주가지수)보다 높은 실적을 올렸다. 이는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밀러는 사업의 미래가치에 주목해 가치투자를 확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윌리엄 밀러는 기업의 수익성에 주목했다. 우선 영업이익률이 해당 업종에서 평균 이상인 기업을 골랐다. 그런 다음 ROE(자기자본이익률)가 15%를 넘고, 5년간 EPS(주당순이익)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한 기업을 선별했다. 즉, 업종 내 경쟁력이 있고 절대적인 수익성도 좋은 기업을 찾은 것이다.

또한, 그는 배당수익률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배당수익률이 국채 수익률에 가까운 기업을 매수해 과도하게 고평가된 기업을 피하고 성장하는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사용했다.

윌리엄 밀러의 선택 '블루콤'

블루콤은 밀러의 투자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 중 하나다. 지난 1분기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기준 영업이익률은 16.0%로 핸드셋 업종 평균인 2.4%보다 높다. 지난 1분기 연환산 기준 블루콤의 ROE는 22.1%, 지난 4년간 EPS 성장률은 연평균 42%로 모두 밀러의 투자 기준(ROE 15% 이상, EPS성장률 10% 이상)을 만족한다. 5년전 EPS 자료가 없는 관계로, 4년전 EPS를 이용해 EPS 성장률을 구했다.

▷ 블루투스 헤드셋 제조 업체

블루콤은 1990년에 설립된 IT 부품업체다. 주력 제품은 블루투스 헤드셋이며, 이 외 휴대폰 부품인 마이크로 스피커와 리니어 진동모터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누적 매출 비중은 블루투스 헤드셋 80%, 리니어 진동모터 11%, 마이크로 스피커 9%다.



설립초기엔 휴대폰용 음향부품인 'TRANSDUCER BUZZER'(단음 벨소리를 발생시키는 부품)를 생산했다. ‘05년부터 블루투스 헤드셋을 자체 개발해, 휴대폰 엑세서리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06년부터 LG전자에 블루투스 헤드셋을 납품해 왔으며, 현재 ODM방식으로 LG전자를 통해 전세계에 판매하고 있다. 리니어 진동모터는 ‘10년부터 양산했다.

블루콤은 원가절감 및 제품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1995년 중국 천진에 자회사 천진부록통신기술유한공사(이하 천진블루콤)를 설립했다. 본사에서 연구개발 및 마케팅을 하고, 천진블루콤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14년 베트남에 BLUECOM VINA Co., Ltd.(이하 블루콤비나) 현지법인을 설립해, 올 3분기에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 지난 1분기 실적 개선

블루콤의 지난 1분기 연결 매출액은 43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 증가한 70억원을 기록했다.

제품별로 보면 블루투스 헤드셋과 마이크로 스피커가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블루투스 헤드셋 매출액은 35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3% 증가했으며, 마이크로 스피커 매출액은 36% 증가한 3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리니어 진동모터 매출액은 35% 감소한 51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은 부진했다. 매출원가율은 ‘14년 1분기 71.3%에서 지난 1분기 76.3%로 높아졌고,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20.3%에서 16.2%로 낮아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 고객사의 헤드셋 납품업체 이원화 이슈, 판가하락 압력 증가 우려 등이 있는 만큼, 향후 수익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타수익 발생으로 순이익 증가율이 영업이익 증가율을 웃돌았다. 지난 1분기 지배지분 순이익은 8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지난 1분기에 유형자산처분이익이 33억원 발생한 영향이다.

블루콤은 지난 2월 부천 공장을 대일소재 주식회사에 매각하는 내용의 유형자산 처분 결정을 공시한 바 있다. 처분목적은 유동성 증대 및 투자재원 확보로, 처분금액은 121억원이다. 공시에 따르면 계약금 수령일은 올 2월 11일로, 이번 1분기 유형자산처분이익에 인식된 것으로 보인다. 잔금 수령일은 올 6월 10일이며, 처분예정일은 잔금 수령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