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퍼킨스의 '탑금속'

퍼킨스 "재무적으로 건전한 소형주를 사라"

버거 스몰캡 펀드의 매니저 로버트 퍼킨스는 소형주 투자의 대가로 유명하다. 그는 친구들과 선별된 고객들을 위한 작은 포트폴리오를 3500만 달러의 뮤추얼 펀드(유가증권 투자 목적의 투자회사)로 성장시켰다.

퍼킨스는 신문에 나온 신저가 리스트에서 유망기업을 찾는다. 그는 악재로 인해 회사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재무 건전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 이들 중 장부가치보다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거나, 장부가치보다 약간 비싼 회사를 주로 매입한다.

퍼킨스는 부채가 없고 현금이 많은 소형회사를 선호한다. 모든 사람이 찾는 대형주보다는 관심에서 멀어진 소형주에 더 많은 가치가 내재돼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재무적 건전성을 갖춘 회사들은 기대만큼 빨리 회복되지 않아도 재무안전성이 주가 하락에 안전판이 된다고 생각한다.

퍼킨스의 '탑금속'

탑금속은 퍼킨스의 투자 요건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전일 기준 시가총액은 637억원으로 2000억원 미만이다. 또한, 올해 1분기 연환산 순이익(최근 4개 분기 합산)과 전일 시가총액으로 계산한 주가수익배수(PER)는 7.5배로 업종 평균인 7.6배보다 낮다. 부채비율은 51%로 재무 건전성 기준인 '150% 미만'을 통과했다. 

탑금속은 지난 1987년 설립돼 201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에 쓰이는 프레스금형과 사출금형, 굴삭기 운전석을 만든다. 종속회사로 삼화탑금속기차부건유한공사(이하 '삼하탑금속')와 서연탑메탈멕시코(이하 '서연탑메탈')를 보유 중이다. 보유 지분율은 각각 100%와 99.9%이다.

삼화탑금속은 베이징현대에 자동차 내장재를 납품 중이고, 서연탑금속은 내년 2분기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완공되면 자동차 내장재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탑금속의 연결 기준 매출비중은 자동차 내장재 37%, 금형 35%, 건설중장비 운전석 25%다.

올해 1분기 탑금속의 연결 실적은 매출액이 4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줄고, 영업이익이 44% 감소한 24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연결 지배지분)은 59% 축소된 13억원이다.

연결 영업이익은 지난 2013년 4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지속했었다. 하지만 지배회사인 탑금속의 프레스금형 매출 부진, 베이징현대의 영업 부진에 따른 삼하탑금속 매출 감소로 올 1분기 감소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탑금속의 별도 기준 실적은 매출액이 3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하지만 고마진인 프레스금형 매출액이 15% 줄어든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40% 급감한 18억원을 기록했다.

삼하탑금속이 담당하는 자동차 내장재 매출액은 올 1분기 161억5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지난 2011년 매출액이 발생하기 시작한 후 매년 증가세를 지속했지만, 올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삼하탑금속 주요 납품차종인 소나타의 판매량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에 따르면 베이징현대 공장의 소나타 판매량은 올해 1분기 1만4000대로 전년 동기(2만4000대) 41% 급감했다. 베이징현대의 올해 1분기 공장 판매량은 28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 줄고,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2500억원으로 8.1% 감소했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중국 로컬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와 협력사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런 가운데 향후 멕시코 자회사가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지 관심사안이다. 탑금속은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 건설 결정에 발맞춰 서연탑메탈을 설립했다. 서연탑메탈은 기아차가 현지 공장에서 소형차 생산을 시작하는 내년 2분기부터 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 현지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30만대이다.

멕시코는 내수 시장 규모가 100만대에 이르는 데다 북미 및 중남미 40여개국과 FTA(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어 무관세 수출이 가능하다. 인건비는 미국보다 20% 가량 싸다. 서연탑메탈이 삼하탑금속에 이어 탑금속에 성장 동력이 될 지 주목된다.